안녕하세요, 멘토님. 문헌정보학과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22살 멘티입니다. 진로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멘토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문헌정보학을 공부했지만, 온라인 MD를 꿈꾸고 있습니다. 적성과 흥미도 떨어지는 데다 현실적으로 사서라는 직업보다는 온라인 MD가 제 상황에 더 맞는 것 같아서요. 고등학교 때 온라인에서 작게나마 판매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 되게 즐거웠거든요. MD로서 일을 배운 후 훗날 1인 창업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2년제다 보니 이번 학기 지나면 바로 졸업인데 취업이 될지 걱정이 많습니다. 휴학도 고려해봤으나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휴학해서 이것저것 준비를 더 할지, 바로 졸업하는 게 나을지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는 마케팅 관련 글이나 기사 등을 읽으며 메모장에 정리하는 작업을 올해 초부터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상품기획서를 작성해보고 첨삭도 받고 있습니다. 구청에서 하는 무료 모의 면접 및 자기소개서 첨삭도 받아보고 있습니다.
이론보다도 경험이 중요할 것 같아 쇼핑몰에서 상품등록을 정리하는 일도 잠시 했습니다. 추가로 모 기업의 MD 직무 교육을 받으며 시장보고서, 개인 브랜딩 등의 과제를 수행하며 공부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무엇을 더 준비하면 좋을까요? 현재 계획으로는 남은 학기 동안 판매 경험을 쌓고 전산회계 1급, 토익 점수, 컴퓨터활용 2급 자격증, 학점 관리,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준비 등을 하려고 합니다.
MD로서 협상 능력이 중요할 것 같아 협상 능력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또 이를 어떻게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을까요?
아직 뚜렷한 관심사가 없어서 카테고리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온라인 MD로 지원할 때 카테고리를 정해서 그 분야만 준비해야 하나요? 아니면 카테고리 상관없이 어디든 지원하는 게 나을까요? 여러모로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아직 막연하게 온라인 MD를 꿈꾸고 있는 제게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질문으로 봐서는 약간 조급해하시는 것 같은데 22살은 무엇을 하든 좋을 나이입니다. 한창 대학 생활을 즐겨야 하는데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네요.
제가 30대가 되어보니 느끼는 것이, 20대 때가 아니면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꾸기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요. 그만큼 지금 멘티님의 시간이 ‘황금’과도 같다는 말씀을 드리며 답변 시작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정하는 거예요. 지금이 아니라도 10년 후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 20년 후의 내 모습, 다니고 싶은 회사, 하고 싶은 일 등을 생각해보세요. 당장의 취업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당장 취업하고 싶다는 것은 ‘나 일단 대학 갈래’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대학은 고작 몇 년이지만 진로는 앞으로의 10, 20년을 좌우하기 때문에 방향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빠른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것. 마음이 불안할 때마다 떠올리세요.
부족한 스펙이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영역에서 보완하세요
현실적인 답변을 드려볼게요. 회사에서 인정하는 스펙은 학력과 전공, 학점, 영어 성적, 경력 정도입니다. 그 외에는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잡코리아만 보더라도, 중소 및 중견기업은 초대졸이나 학력 무관으로 MD를 많이 뽑고 있기에 지원할 수 있으십니다.
학점에 자신이 없다면 영어 성적이나 경력을 조금 더 쌓으면 됩니다. 학점과 영어 성적은 사실 지원자의 ‘성실성’을 검증하는 거로 생각하면 됩니다. 학생으로서 이 정도의 노력을 한 사람이구나 하는 신뢰를 주는 것이죠. 그러니 토익 성적은 최소 800을 목표로 꾸준히 공부해보세요.
경력을 쌓는다면 AMD를 추천합니다
온라인 MD에게 가장 좋은 경력은 AMD입니다. AMD는 영업과 매출 관리는 물론,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합니다. 중소, 중견 기업들이 대기업 출신 AMD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을 체계적으로 배운 데다 나중에 대기업과 거래할 때 주로 AMD와 소통을 하거든요. 따라서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등 대기업 AMD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경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본적인 온라인 상거래 시스템을 배울 수 있습니다.
협상 능력을 발휘했던 에피소드를 떠올려보세요
사실 실무에서 발휘할만한 협상 능력은 바로 배울 수는 없습니다. 협상이란 양쪽이 모두 만족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인데, 설득 능력이 중요합니다. 본인의 경험 중에서, 누군가를 설득해서 win-win의 결과를 만들어낸 에피소드를 생각해보세요.
고등학교 때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한 적이 있다고 하셨죠? 예를 들어, 마진이 낮은 제품이 있었는데 거래처를 다른 곳에 소개해주는 조건으로 도매가를 더 낮췄다 같은 에피소드를 협상의 예시로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취업 준비는 양보다 질입니다
멘티님께서 더 준비해야 할 것이 없냐고 물으셨는데, 오히려 덜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계획을 한꺼번에 세우면 다 지킬 수 없거든요. 앞서 언급했듯, 학교나 학점은 바꿀 수 없으니 예정대로 졸업하시되 영어 성적이나 경력을 쌓는 데 집중하세요. 꼭 필요한 것만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할 거예요.
대기업에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을 한 후, 배운 것을 기본으로 중소나 중견 기업에 도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추가로 엑셀이나 포토샵 등의 툴을 기본적으로 할 줄 아시면 좋습니다. 특히 엑셀은 실무에서 많이 쓰니 미리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관심 있는 카테고리를 선정해야 합니다
취업은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거나 다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지원자와 ‘저는 ○○○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해왔습니다’라는 지원자는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일해야 일에 열정이 생기고 재미를 느낍니다.
전공과 관련해서 어필해도 좋습니다. 문헌정보학을 공부하셨으니 도서/문구 카테고리로 접근해도 좋고요. 다른 카테고리로 지원하시려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풀어 써줘야겠죠. 뷰티 쪽이라면 화장품을 좋아해서 관련 블로그를 운영했다거나, 아르바이트했다는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잘 녹이시면 됩니다.
관심 카테고리는 계속 찾아보세요. AMD를 하면 여러 카테고리의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때 내게 맞는 카테고리를 찾으셔도 됩니다. 물론 AMD 역시 뽑을 때 어느 정도 카테고리를 구분해서 뽑기는 합니다. 카테고리를 정한 후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면 최대한 많이 써보세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또 잇다로 연락해주세요. 첨삭해드릴게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의견 하나만 덧붙일게요. 멘티님께서 나이가 어린 편이기에 학사편입으로 4년제로 이동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4년제 졸업 후에 회사를 지원하면 확실히 고를 수 있는 회사의 폭이 넓어지거든요. 일반적으로 4년제 졸업생들이 25~28세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니까 멘티님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계신 거죠? 물론 쉽지 않겠지만 인생을 길게 본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20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열심히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20대를 즐기면서 준비하세요. 멘티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