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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SI 업체, 입사는 또 다른 시작이다
멘토
IT개발/데이터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현재 서류에 지원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입니다. 학교 다닐 때는 전공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편입도 준비해보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어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계속 고민하면서도 딱히 길을 찾지 못해서 막연히 전공을 살리자는 생각으로 지난 하반기부터 취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워낙 막연했기에 아마 자소서에 제 의지가 안 보여서 많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상반기 이후부터 다시 C, JAVA 등을 공부하고 정올, 더블릿 같은 알고리즘 트레이닝 사이트에서 알고리즘 문제 풀이, 자료구조 등을 조금씩 하다 보니 점점 흥미도 생기고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freepik

 

큰 기업의 IT 부서는 기업 계열사의 IT 업무를 담당한다고 들었는데, 이런 계열사 IT 직무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보수한다. 같은 두루 뭉실한 설명뿐이어서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SI, SM 용어는 알지만 크게 와닿지 않고 제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들로 회사에서 뭘 할 수 있을지도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아요. 

 

ICT 실무 인재양성 프로그램에도 두 번 신청했는데 흐지부지됐네요. 학교에서는 슈팅 게임, 채팅프로그램, 앱 정도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경험만을 내세우면 입사가 어려워지는지, 오늘 상담을 다녀온 후로 눈앞이 캄캄합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의 특성상 선후배 간의 교류가 워낙 없고, 주변 동기들도 전공을 살린 경우가 없어서 실제로 직무에서 뭘 하는지, 제가 어떤 점을 내세워 글을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하고 계신 업무는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 것인지, 시스템 운영이나 유지보수 팀의 일과는 어떤지, 입사 후에는 어떤 식으로 경력을 쌓아갈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이종회 멘토의 답변


시스템을 개발하는 SI, 시스템을 관리하는 SM

안녕하세요 멘티님. 멘티님을 보니 학창 시절 생각이 나네요. 학창 시절 대외활동을 할 때 멘티님 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는 졸업 후 S ICT 기업에 취업했고 현재는 결혼 후 퇴사해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 친구가 갑자기 떠올랐어요. 


ⓒSyda Productions


사설이 길었네요. 우선 전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는데 전혀 이상한 게 아니랍니다. 우리나라 학생 중에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갈 때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로 전공을 택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저도 컴퓨터 공학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현실과의 타협점으로 정했으니까 전혀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일단 멘티님이 문의한 기업의 SI, SM이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를 단계별로 설명할게요. 각 회사나 공공기관 등에서 저마다 사용하는 시스템이 있겠죠? 예를 들어, 서울시 홈페이지나 주민등록등본 온라인 출력 시스템, 은행 인터넷뱅킹 페이지 등 많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분명히 그 누군가에 의해 개발된 시스템일 것이고요.

 

쉽게 말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SI 업무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100%는 아니니까 우선은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렇게 구축된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일을 SM 업무라고 합니다. 

 

SI 업무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일정 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고, SM은 그렇게 구축된 시스템을 오픈 이후 사용하면서 개선사항이나 오류 사항 등을 유지보수 하는 것이죠. 

 

ⓒNicoElNino


이런 SI는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 참여하는 회사가 나뉩니다. 은행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S사, L사 등 대기업 IT 회사에서 주로 프로젝트를 수주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프로젝트 전체 계약과 관리만 담당하고 실제 개발은 하청 업체의 개발자나 프리랜서를 통해 진행합니다. 이런 관계를 사람들이 농담 삼아 갑, 을, 병, 정 구조라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닙니다.

 

갑은 프로젝트를 발주한 은행, 을은 그 계약을 따낸 메인 회사인 대기업 IT 회사, 병은 대기업IT 회사와 계약해 인력을 투입하는 협력회사, 정은 그 협력회사와 계약한 계약직 직원이나 프리랜서겠죠. 이렇게 구성된 조직으로 일정 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해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그 후 오픈된 시스템을 유지보수를 해야 하고요.

 

시스템을 사용하다 보면 고장이 날 때도 있고, 바꾸고 싶은 기능도 생기니까 이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회사는 전산실이나 계열 IT 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S그룹의 경우 S IT 계열사에서 그룹 시스템의 유지보수 업무, 즉 SM 업무를 담당하고, L그룹은 L 계열사가 담당합니다.


ⓒfreepik

 

신입이라면 기술습득 의지와 융화력을 강조하세요

멘티님이 문의한 시스템 운영 유지보수 업무는 이런 식으로 이미 구축된 시스템을 관리하는 개발자입니다. 자 그렇다면 SI 업무와 SM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일단 각자 하는 일이 다르죠? SI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 SM은 이미 구축된 시스템 관리.

 

일이 다른 만큼 필요한 역량도 다릅니다. 하지만 취업을 앞둔 학생이 SM 업무를 생각하지는 않겠죠? 회사에서도 SM 업무를 위해 별도로 신입을 채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경력 채용은 얘기가 좀 다릅니다. 

 

신규로 채용된 직원은 업무 경험도 없고,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았으니 학생 때 해본 경험이 무엇인지, 그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을 배웠는지 평가합니다. 그래서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는 이 학생이 우리 회사에 취업하면 일은 잘 적응할 수 있는지, 회사 분위기에 해가 되지는 않는지, 오래 근무할지 등을 봅니다. 


ⓒAlberto Zornetta

 

만약 멘티님이 기업 SI 팀에 소속된다면, 새로운 IT 개발 기술이나 다양한 개발 경험을 통해 실력이 부쩍 향상될 것입니다. 물론 일도 많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야근도 많아지겠지요.

 

그리고 기업의 SM 팀에 소속된다면 이미 개발된 시스템 분석을 통해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는 수정이나 간단한 신규 개발 등의 업무를 하면서 해당 업무 지식을 쌓을 것입니다. 세월이 지나면 해당 업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겠죠.

 

이것이 SI와 SM 업무의 차이입니다. SI를 수행하면 일정 기간 프로젝트를 자주 수행하면서 기술력을 함양할 수 있겠죠. 해당 업무에 대한 지식은 깊게 체득하지 못하지만요. SM 업무를 수행하면 기술력은 SI에 비해 크게 늘지 않겠지만 업무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습니다.

 

저도 SM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기 위한 기술 정도는 습득하고 있죠. 하지만 업무 지식은 높다고 자부합니다.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용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죠.


ⓒKonstantin Chagin

 

멘티님도 일단 회사에 취업한 후에 담당할 일을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SI 팀에 속할 수도, SM 팀에 속할 수도 있으니까요. 필요한 역량은 다른 것이 없습니다. 신입 직원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야근을 해서라도 선배들에게 필요한 후배가 되겠다는 기술 습득 의지, 팀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융화력에 대한 의지 등을 자소서나 면접을 통해 표출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소서를 작성할 때 어떤 경험을 해 봤다, 어떤 개발 언어를 할 줄 안다는 식으로 어필하는 것보다는 이를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걸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험을 해 봤는데 그 경험을 통해 이런 점을 느꼈고 그 경험을 해 봤으므로 입사 후에도 적응할 수 있다는 식으로요. 

 

마찬가지로 ‘어떤 개발 언어를 공부했고 그 언어를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언어도 습득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입사 후에 생소한 언어나 환경을 접하더라고 금방 적응할 수 있다’는 식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AMIR AFHAM


기술 변화가 잦은 업계 특성상, 꾸준히 공부

마지막으로 보통의 IT 근무자들의 일과와 입사 후에 커리어 쌓는 법을 설명하겠습니다.

 

SI 직원 김아무개 씨의 하루 : 아침 출근 → 개발 일정 확인 → 개발 프로젝트 관리자와의 개발 진행 사항 협의 → 개발 → 점심 식사 → 개발 → 커피 한 잔 → 개발 → 저녁 식사 → 개발 → 야근 후 퇴근 → 주말 출근도 할 수 있음

 

참고로 저도 SI 업무를 옆에서만 봐서 100%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SM 직원 박아무개 씨의 하루 : 아침 출근 → 업무 회의 → 주어진 개선사항 등에 대한 협의 → 개발 → 사용자의 문의 사항 응대 및 요청하는 자료 추출 → 점심 식사 → 사용자의 문의 사항 응대 및 요청하는 자료 추출 → 커피 한 잔 → 팀 회의 참석 → 개선사항 수정개발 진행 → 저녁 식사 → 어느 정도 수정 개발 하다가 퇴근

 

SM 직원은 일이 밀리지 않았을 경우, 주말에 쉴 수 있습니다. 

 

ⓒWeidong


입사한 후에는 업무 파악과 꾸준한 스터디, 자기계발 활동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술력과 업무능력을 동시에 확보하면 추후 어떤 환경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사 후에도 공부는 해야 합니다. 졸업하면 공부 안 할 줄 알았죠? 공부 시간은 줄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이 업계 특성상 기술 변화가 자주 발생한답니다.

 

답변이 충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좋은 결과 거두길 바랍니다. 더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가능한 시간에 꼭 답변하겠습니다.

 

하나 더 말하자면 학창 시절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학창 시절 즐겁게 보내세요. 입사 후에는 방학이라는 게 없어요. 개인 시간도 줄고요. 지금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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