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R 직무로 취업을 희망하는 멘티입니다. 최근 운이 좋아서 파견업체 인사팀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는데, 여기서 경력을 시작하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멘토님께 질문을 드리게 되었어요. 혹시나 첫 직장이 향후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많이 고민이 됩니다.
파견업체 인사팀에 들어가서 파견/도급 직원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것이 나중에 일반 사기업 인사팀으로 이직할 때 도움이 될까요? 또한, 파견 신분으로 중견 기업 인사팀에 들어가 근무한다면, 해당 이력이 향후 타 회사 인사팀으로 이직할 때 경력으로 인정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취업에 어느 정도 감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선택의 순간이 오니까 고민이 많아지네요. 현직에서 직접 일해본 사람이 제 질문에 현실적인 답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잇다를 통해 멘토님께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바쁘시겠지만 조언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파견업체 측의 제안이 와서 고민이 많아졌다는 멘티님의 상황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취준생 입장에서 판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죠. 일단 차근차근 답변을 풀어나가 볼게요.
목표에 따라 첫 직장을 결정하세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인사팀은 실제로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직원을 뽑고, 성장시키고, 내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다루는 거죠. 인사관리 용어로 업무를 표현하자면 확보, 개발, 평가, 보상, 유지관리 등 다섯 가지 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인사팀의 업무와 조직 구성은 달라져요. 한 팀에서 인사 전체 영역을 도맡는 경우도 있지만, 인사(HRM)와 교육(HRD)을 구분해 담당하기도 하고, 채용팀만 별도로 구분하거나 인사 기획과 운영, 조직문화, 육성 등으로 나눠서 맡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보상(급여 지급) 업무를 맡는 담당자는 흔히 업계에선 payroll 담당이라고 부르는데요. 급여 담당자는 행정 업무만 수행하는데, 파견업체 소속이거나 계약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대부분 급여 업무만 맡게 되고 다른 인사 직무를 경험하거나 부여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이에 따라 멘티님이 주신 질문에 답변하자면, 파견업체나 파견 신분으로 중견 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이직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먼저 파견업체 인사팀에 입사하게 된다면 업무 특성상 타 직무로 옮기는 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이직할 때 업종이 제한될 우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파견업체라든가, 노무법인의 아웃소싱을 담당하게 되는 직무에 제한되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거죠.
다음으로 파견 신분으로 중견기업 인사팀에 입사하는 것 역시 일반 사기업 이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파견업체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규모 있는 곳에서 경력을 시작한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정규직이나 직접 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채용이나 평가 등 다른 업무에 배정되기도 어려워요.
멀리 내다보며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방법
따라서 멘티님께서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판단하시고, 입사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규모가 큰 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하는 것이 목표라면 파견업체 경력으로 시작해 이직하기는 쉽지 않으니 현명하게 선택하셨으면 좋겠네요.
도움이 되셨나요? 고민이 많으실 텐데 지금 당장의 달콤함보다는, 멀리 내다보며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내리시길 응원합니다. 다음에 또 고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다시 질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