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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드라마 PD의 솔직 멘토링, 저는 무스펙이었습니다.
멘토
미디어
약 4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드라마 PD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저 드라마 쪽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있게 ‘저는 콘텐츠 덕후’에요. 라고 말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획자라면 즐기는 것을 넘어서서 ‘제작’에 대한 시각을 기를 필요가 있고, 특히 드라마 PD는 대중의 니즈를 읽고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시의적절하게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PD가 되기 위해선, ‘트렌드 분석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준비생들을 만나면서, 점차 제작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영상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기획을 위한 단순 컷 편집과 촬영 정도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드라마 조연출이나 관련 경험을 쌓기 위해선 ‘직접적인 영상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저는 기획에서는 트렌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를 강조하기 위해 트렌드와 마케팅 관련 활동을 해오면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고민에 빠지자, 스스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걱정됩니다. 

 

©️visnezh


1. 멘토님이 생각하시기에, 드라마 PD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실제로 그 역량이 일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의 스펙이나 이력과 상관없이, 정말 멘토님의 솔직한 의견과 현업에서 느끼신 점을 가감 없이 듣고 싶어 길게 질문을 드렸습니다

 

2. 면접에서 사람을 뽑게 되는 기준, 혹은 합격자 및 동기를 보면 느껴지는 공통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면접에 올라갈수록 절박해지면서... "내가 PD가 되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고 하고 싶은 드라마가 있지만, 어딘가 꾸며낸 것 같은 대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진 것인지 점점 면접이 무서워졌어요. "도대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뽑힐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멘토님이 보시기엔 어떤 사람들이 PD가 되는 것 같은지, 그리고 면접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준비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3. 자기소개서 문항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드라마 PD를 뽑는 공고를 보면, 주로 기획안이나 감상평을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어떠한 역량을 알고 싶은 것인지, 무엇을 듣고 싶은 것인지가 매번 고민이에요.

 

당시의 상황을 분석한 기획 자체에 대한 논의인지, 연출적 측면인지, 스토리를 꾸릴 줄 아는 능력인지 항상 어디에 중점을 둘지 고민이라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ViewFinder nilsophon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줄까"를 고민했습니다. 대학교 입학 초에는 그 방법이 ‘마케팅’이라 생각해 이 분야만 파기도 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방송 쪽을 생각하게 됐어요. 전공 특성상 선후배가 '방송' 쪽에 전무한 탓에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적지 않은 기간을 준비하다 보니, 점차 준비 자체에 매몰되고 있는 때에, 멘토님을 뵙게 됐습니다.

 

불안감과 막연한 현실이 긴 고민을 낳네요. 질문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편하신 부분들만 답변을 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PD에 대해서 이렇게 멘토링을 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탈퇴회원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의 절박한 마음이 잔뜩 담긴 질문지를 보고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어렵게 적어봅니다. 사적인 해답들이라 정답은 아닐 테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bombermoon



드라마 PD에게 필요한 것? 이야기에 대한 감각 & 공감능력

결국 '이야기에 대한 감각' 아닐까요? 드라마 PD가 하는 일은 결국 드라마를  찍는 거에요. 대본을 보고, 알맞게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연출하는 일 곧 연출가의 길이에요. 드라마 PD라는 범주보다 '연출가'라는 큰 범주에서 생각하는 게 옳은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연출가의 범주에 연극 연출가도 있고, 드라마 PD와 영화감독, 오페라의 총 연출도 있겠죠. 


여기서 필요한 역량이 이야기 감각인 듯해요. 좁게 말하면, 스토리 전체를 장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스토리가 전개되는 시점마다 무엇이 필요한지, 갈등 국면은  언제 점화하고 어떻게 증폭시킬지, 특정 장면은 배우의 어떤 면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등 연출에 필요한 부분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승전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 3막 구조, 미드 포인트, 클라이막스와 딥스트럭쳐 등 심화된 부분까지 쭉 공부해두시면 좋을 거예요. 저는 '컨텐츠 덕후'라기보다 '문학 덕후'였어요. 


Ⓒunsplash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갖고 싶은 문장들은 꼭 노트에 필사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그 안에 든 '감정'들을 차곡차곡 저축했던 것이 제가 드라마 PD가 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스펙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흔한 자격증 하나 없는 무스펙 지원자였거든요!


실제로 현장에서 배우가 자신의 대사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대본은 텍스트에 불과하니까요. 이때, 감독은 드라마 전체의 흐름에 비추어볼 때 그 대사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캐릭터의 어떤 면을 드러내기 위해 써진 대사인지를 배우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죠. 


가끔 연예 뉴스에 드라마 현장에서 배우와 감독이 갈등을 일으키느니 어쩌니 하는 내용의 기저에는 이런 갈등이 쌓여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재미있어요. 이야기를 해석하는 눈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죠. 


©️Full_chok


예컨대 기원전부터 수천억 번의 바둑 대국이 있었을 텐데, 단 한 번도 같은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정해진 포석은 있어도 그 전개에서 매번 다른 수가 나온다는 것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그래서 드라마 PD에 따라 드라마가 다르게 보이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참, 저는 연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리얼한 허구를 만드는 사람들이고, 방점은 허구에 찍혀 있어요. 타인을 관찰하고, 감정을 모방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때, 절대로  잊지  말아야할 지점이 바로 타인에 대한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많이들 얘기하지만 대체로 실패하는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반드시 노력해야만 하는 지점이라고 봐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개인차가 있을 테니, 길게 쓰지 않을게요. 

Ⓒunsplash



합격자들의 공통점? 영화와 드라마를 굉장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합격자들의 공통점에 관해서 물어보셨죠? 이 질문에 대해선 객관적인 무언가를 내놓지 못할 것 같아요. 개성이 넘치는 PD들도 있는 반면에 전혀 그렇지 않게 보이는 PD들도 무척 많아요. 영화와 드라마를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보이는 정도인 듯해요.


어떤 사람이 되어야 뽑힐까 고민스럽다고 한 대목이 있었는데 그런 고민은 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준비하면 어떨까요? 드라마를 좋아하고 멘티님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걸로 자질은 충분한 거 아닌가 낙관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자신감'은 꼭 챙기셨으면 해요.  '배짱 두둑이 챙기라'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네요. 


드라마 PD 는 백 명가량의 스탭들을 진두지휘하는 선장의 역할이에요. 이대로 직진하면 빙하에 부딪혀요. 모두가 불안해하죠. 그래도 본인 생각에 직진이 맞고 직진을 하고 싶다면 해버리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스탭들을 충분히 설득해야겠지요. 한배를 탄 식구들이니까요. 대신 빙하에 다다랐을 때 본인의 생각이 옳음을 증명해내야 할 거예요. 빙하를 뛰어넘거나 잠수함으로 휘리릭 바꾸어야겠죠. 드라마인데 안 될 게 어디있겠어요?!


©️ArthurStock



스토리 감각과 플롯 구성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기획안을 씁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에 기획안 등이 있는 이유는 스토리에 대한 감각, 플롯 구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게요. 기획안 작성은 자기소개서 뿐만 아니라 이후 역량면접이나 합숙 평가 등에서도 계속 만나게 될 주요 과제에요. 


거기에는 이 이야기를 시청자가 '굳이' 왜 봐야 하는지에 대한 기획 의도가 필요해요. 또 구성 즉, 어떻게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지 않도록 재미있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플롯과 얼마나 이야기가 진짜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연출이 모두 들어가 있는 게 좋겠지요.


역시나 멘티님의 질문 중에 이런 문장이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줄까를 고민했고’ 좋은 '마음씨'라고 생각하지만, 다소 비현실적이기도 해요.


©️freepik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수많은 작품이 대박 나겠죠. 예상할 뿐 저격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저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 대박'을 우연한 박수라고 해요.  양 손뼉이 마주쳐야 한다는 건데, 단지 제가 재미있어하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마침 대중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기에 흥행이 됐다는 거죠. 


면접관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마음이 편해지지 않나요? 멘티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하되, 반드시 재미는 있어야 해요. 이 말을 한 사람은 할리우드의 명감독 '시드니 폴락'이에요. 그가 실제로 인터뷰한 내용을 적어드리는 것으로 답변 마무리할게요. 모쪼록 좋은 결과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화이팅!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작품을 저격해 만들 수는 없어요. 스스로 먼저 즐거우세요!


‘관객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자신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자만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영화란 재미있어야 한다. 명백한 진실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관객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 나는 그렇게 한다. 


내가 틀릴 때도 있다. 그러나 계속 똑같은 방식으로 할 것이다. 나는 나한테 흥미로운 영화를 고른다. 운이 좋아서 관객도 내 영화를 대부분 흥미롭게 보았다. 어찌 되었든, 내가 관객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 추측하려 했다면 분명 실패했을 것이다. 그런 추측은 복잡한 수학문제나 다름없다. 그래서 나는 나를 사로잡는 것을 영화로 만든다.’  - 시드니 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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