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군 복무 중인 멘티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서 직장을 얻는 것이 제 목표인데요. 졸업하고 군대에 와야 했기에 취업 정보나 경험을 쌓지 못한 것이 아주 아쉽습니다. 그래도 내년을 목표로 미국에서 꼭 취업하고 싶어요. 미국에서 일하고 계신 멘토님께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먼저 멘토님은 어떤 과정을 거쳐 취업에 성공하셨나요? 아무래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셨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대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 회사에 바로 지원하는 것보다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먼저 경험을 쌓고 옮기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요. 멘토님 생각이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 역량은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생활비나 집세도 걱정되는데 생존 전략을 간단하게 알려주세요.
요즘 군대 안에서 취업 때문에 잡생각이 많아집니다. 미국 회사 취업에 성공하신 멘토님의 비결을 꼭 듣고 싶습니다! 그럼 답변 기다릴게요.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반갑네요. 미국에서 생활하다 군대에 가셨다고 했는데, 적응은 잘하고 계신가요?
사실 미국에서 졸업하셨다니 영주권, 시민권 상의 신분 문제는 없으리라 판단됩니다. 신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국에서 취업하기는 아주 어렵거든요.
일단 회사 측에선 경험 없는 외국인을 채용하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여러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꺼리는 편입니다. 또한, 취업이 된다고 해도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비자 유지를 위해 적은 임금에 높은 강도의 일만 시킬 가능성도 커요. 아무튼 멘티님께서는 취업 활동을 하는데 신분상 문제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답변 시작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취업하기, 한국 기업부터 시작해보세요
먼저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에 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제 첫 직장은 로펌이었어요. 1년 반 정도를 일하다가 같이 일하던 변호사님이 더 좋은 직장을 소개해 주셨는데, 그게 L사였습니다. 다행히 그 변호사님이나 인터뷰했던 분들이 저를 좋게 봐줘서 무사히 L사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무작정 기업에 지원하는 것보다는, 학교나 커뮤니티, 네트워크를 통해 취업하는 방법이 더 수월한 것 같네요.
이후 L사에서는 2년을 일했는데, 더 좋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을 꿈꿨습니다. 아무리 미국에 있을지라도 한국 기업은 외국 기업보다 임금이나 업무 여건이 조금 부족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결국 현재 몸담은 회사로 옮기게 됐어요. 여긴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규모가 커졌습니다. 성장 가능성을 보고 좋은 선택을 한 것 같아요. 여기서 제가 느낀 점은 한국 기업에서 했던 방식대로 열심히만 한다면 미국 기업에서도 일 잘한다는 칭찬을 받으면서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정리하자면 멘티님 말씀대로 미국 주재 한국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미국 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은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내 한국 기업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서 어디에서나 인정받는 편이거든요.
또한, 미국은 세세하게 일을 알려주는 사내 문화가 없다 보니 처음부터 미국 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하면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어요. 한국 기업의 특수한 도제 시스템을 잘 활용해 성장한 다음 이직하게 되면 정말 좋겠죠?
간단한 팁을 드리자면 미국 기업에 지원할 때는 인디드이나, 몬스터같은 웹사이트를 많이들 이용합니다. 그리고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등록하면 헤드헌터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생존 전략 세 가지! 업무 지식, 일정 관리, 인간관계
다음으로 미국 기업에서 살아남는 생존 전략을 물어보셨는데요. 사실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회사에 다 적용되는 역량이지만, 저는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직무에 맞는 지식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게 없으면 신입은 들어가서 시간을 두고 배워나갈 수 있지만, 경력직에겐 치명적이에요. 회사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뽑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무를 못한다면 당황스럽겠죠.
두 번째는 일정 관리 능력입니다. 미국 기업은 명령을 수직적으로 하달하지 않고, 회의로 업무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회의가 정말 많을 수밖에 없고, 시간 관리가 정말 중요해져요.
그래서 여러 회의에 참석하면서 받게 되는 업무, 다른 팀에서 요청하는 업무, 평상시에 해야 하는 규칙적인 업무들을 조화롭게 분배해 스케줄을 짜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일상 업무를 하면서도 새로 받는 일을 까먹지 않으려면 관리 능력이 필요하니까요.
마지막은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겁니다.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간관계를 잘 챙긴다면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은 세계 어디에서나 진리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간단한 농담까지 던져준다면 다들 멘티님에게 호감을 느낄 거예요.
덧붙여 타지에서 지내야 하니 생활비 문제도 많이 걱정되실 것 같은데요. 제가 사는 뉴저지/뉴욕 지역은 다행히 인터넷 커뮤니티가 잘 되어있어요. 많이 검색해보시면서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집이나 차량 유무에 따라 생활비는 크게 달라지니까 본인 연봉에 맞게 잘 조절하시면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리고 헤이코리안이라는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집 렌트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답장은 여기까지 줄이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남은 군 생활 안전하고 건강하게 마치시고, 미국에 돌아가 꼭 취업에 성공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질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