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년째 이직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6명의 팀원이 6개월간 주 2회씩 매주 만나서 자소서 피드백을 하고, 인적성도 치릅니다. 6개월간 스터디를 진행하며 작은 성과들도 얻었지만 원하는 기업에는 낙방해서 여러모로 힘들었습니다.
팀원들 역시 방향성을 재설정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는 상태입니다. 누군가의 피드백이 절실해서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1. 대기업 입사를 준비할 때 어디에 가장 신경 써야 할까요? 스펙, 자기소개서, 면접, 직무 경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 어디에 비중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 요즘 기업은 인재의 어떤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보나요?
3. 멘토님이 재직하셨던 기업의 인재상은 무엇이었나요? 또한 멘토님은 어떤 후임을 받고 싶나요? 역량, 스펙, 성격, 업무 스타일 등 모든 측면에서요.
4. 인생 선배로서, 이 땅의 멘티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번에 질문했을 때도 멘토님께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멘토님이 남겨주신 소중한 조언이 저에겐 꿈과 희망이 되었어요. 정말 꼭 한번 나중에 뵙고 싶습니다.
‘맞춤형 인재’가 선택받는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잘 알겠지만, 신입 채용과 경력직 이직은 다르게 준비해야 합니다. 멘티님은 현재 이직 스터디를 하고 계시니, 신입 채용이 아닌 ‘경력직 이직’에 포커스를 맞춰 답변하겠습니다.
기업은 경력직을 채용할 때 맞춤형 인력을 원합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등 기업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잖아요. 기업에서 자원이 부족해 당장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거나 퇴사/부서이동 등으로 공석이 발생한 때 대체자를 경력직으로 채용하거든요.
따라서 해당 포지션으로 입사해 바로 실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직무를 가르치며 일을 맡겨야 한다면, 신입사원을 채용하겠지요.
같은 맥락으로 경력직을 채용할 때 기업은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력’을 1순위로 생각합니다. 신입과 달리, 경력직은 기업이 채용하는 포지션과 관련된 경력인지 아닌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용 중인 자리의 직무 경험이 없다면 이직 성공률은 매우 낮고, 본인의 경력과 연결되는 자리로 지원해야 성공률이 높습니다. 혹시 다른 직무로 이직을 원한다면 그동안의 경력을 버리고 신입으로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경력직, 인성보다는 실무능력
기업의 인재상이나 제가 받고 싶은 후임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 위와 동일합니다. 해당 직무를 수행할 줄 아는 인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고려합니다.
신입이라면 업무를 새로 가르쳐주고 선배의 업무에 신입을 투입 시켜 일을 맡기겠죠. 그래서 신입사원을 뽑을 땐 해당 기업과 직무에 관한 관심, 관련 경험, 스펙 준비도 등을 보며 일을 잘할 수 있는 인력인지를 판단하겠죠.
주관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기업의 인재상에 어긋나는 비윤리적인 사람들은 많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은 조직에 잘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채용과정에 인적성 검사가 있으면 부적격자는 1차 필터링 될 것이고, 최소한 2회의 면접을 통해 면접관이 지원자의 성품을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력직 채용의 경우 최종 단계에서 이전 근무회사에 연락해 평판 확인을 하므로 결국은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준비된 지원자인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경력직 이직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우선 멘티님의 이직 목적/목표를 구체화해보세요. 현재 담당하는 직무를 향후 커리어에 그대로 가져갈 생각이라면 여유를 좀 더 가지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멘티님의 현재 직무에 대한 만족도나 구체적인 이직 사유를 알지는 못하지만, ‘대기업 입사’ 자체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사실 멘티님이 하고있는 일이 에이전시 업무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예산이 많고 업무가 세분돼있는 대기업에서는 굳이 해당 직무 담당자를 내부 인력으로 채용하지 않고, 향후에도 에이전시에 맡기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해 경력직 채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경력직 채용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대기업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인지 짚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경력직 이직이 잘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대리 승진 시점(만 3~4년), 그리고 과장 승진 시점(만 6~8년) 입니다. 다시 말해, 좋은 조건을 협의해 경력직으로 이직하기에 멘티님의 경력은 짧은 편이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직무 경력을 쌓고 이직 준비를 충분히 해서, 대략 4~6년 정도의 연차일 때 점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말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멘티님이 원하는 바 꼭 이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