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해외 영업 직무에 관심이 있어 질문드립니다. 신시장을 분석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시장 조사가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Paula May

1. 신시장 분석/개척 업무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2. 시장분석 업무를 할 때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는지,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해외 시장 관련 정보는 어떻게 찾아내는지 궁금합니다.

현장에 계신 멘토님의 생생한 경험담이 듣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신시장 분석 / 개척 업무, 때에 따라 난이도 달라

안녕하세요 멘티님. 해외 영업 직원이 하는 가장 어려운 업무인 ‘신시장 분석/개척’에 대한 질문을 하셨군요. 해외 영업 업무 난이도를 별점으로 표현하자면, 멘티님이 질문한 신시장 분석/개척 업무는 별 다섯 개 정도의 난이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stil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 답변하겠습니다. 우선 난이도별로 4가지 매트릭스를 짜볼게요. 우선 신시장을 분석할 때 개척이 필요 없는 경우(난이도 별 하나)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이 경우는 해외 거래처가 우리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얼른 사가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다음은 난이도 별 두 개의 케이스로, 신시장 개척을 필요하지만 분석할 필요는 없는 경우입니다.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산 제품 수요가 증가한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신시장을 개척하긴 해야 합니다. 판로를 뚫고, 자사 제품을 해외 시장에 진열하면 되지만 우리 제품이 ‘한국산’이라는 점만으로도 판매가 잘 되기 때문에 굳이 분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은 매우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시장 개척은 필요 없지만, 분석이 필요한 경우는 난이도 별 세 개의 케이스로 보면 됩니다. 당장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필요는 없지만, 잠재 진출 후보국을 조사하는 게 여기에 해당하죠. 이때 당사 제품에 맞춘 세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이때 작성한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해외시장 진출 여부를 추후에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자 이제 대망의 난이도 별 다섯 개 케이스를 설명하겠습니다. 바로 신시장 개척과 분석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한 경우죠. 대다수 회사가 처한 상황으로써, 신시장 개척과 분석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난이도도 높고, 웬만한 경력 사원도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과업입니다.

©️Scott Webb

3가지 접근법만 알면 시장 조사 어렵지 않아요

앞서 설명한 사례 중에서 4번 상황에 초점 맞춰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신시장 개척/분석은 분리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통합되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는 시장 조사 시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회사는 그런 수준까지는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래 3가지 일반적인 분석 순서 및 방법만 안다면 웬만한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맞출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 조사 대상국(혹은 지역) 선정 : 특정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하겠다고 회사에서 결정 내리면 조사 대상국이나 지역을 선정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후보군을 4~5개 정도 사전에 추리는 작업을 합니다.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할 때 지역의 인구나 시장 규모 등 간단한 정보 조사가 필요합니다.

2. 조사 내용 결정(일반/시장) : 조사 대상국이 정해졌다면, 조사 내용을 결정합니다. 이때 일반과 시장으로 카테고리가 나뉩니다. 일반적인 조사는 조사 대상국의 면적, 인구, 거시 경제 지표(GDP 등), 부패 지수 등 보통 조사 대상국의 일반적인 전반적인 여건(General Fact)을 정리하는 업무입니다.

내용이 많을 필요는 없지만, 꼭 필요한 내용은 있습니다. 바로 면적, 인구, 1인당 국민소득, 주요 산업, 환율, 지도(위치) 등의 정보입니다. 대상국의 특성에 따라서 꼭 포함돼야 하는 정보도 다릅니다. 예컨대, 유럽이라면 FTA 관세 포함 여부, 아프리카라면 부패 지수 등이겠죠. 이런 자료는 아래 사이트에서 얻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CIA Worldfact Book : https://www.cia.gov/library/publications/the-world-factbook 

IMF Data: https://www.imf.org/en/Data

©️Isaac Smith

세계 거시경제에 관해 가장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IMF Data 사이트입니다. 여기서 세계 경제의 향후 5년간 성장 전망치까지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국내 굴지의 통신사에 근무하는 선배의 시장 조사를 도와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통신사는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선배는 해당 국가의 '가구당 인구수'와 '인구 성장 전망'을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CIA World Fact Book에 나온 출산율 자료와 연령별 인구 통계를 알려줘서 결국 시장 조사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해당 통신사는 아프리카에 진출해서 현재도 사업을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좋은 소스를 찾아서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시장 조사에 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장 조사를 할 때 기본적으로 타깃 연령대 인구, 현지 시장 규모, 산업 및 유통 구조, 현지 법규 등의 정보를 취합합니다. 시장 관련 자료는 찾기가 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아주 세분화 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그런 시장 자료는 여러 차례의 인터넷 검색으로 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몇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사이트가 아래 있습니다.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 : http://news.kotra.or.kr/kotranews/index.do

통합무역정보서비스 : http://www.tradenavi.or.kr/CmsWeb/viewPage.req?idx=PG0000000090

개인적인 경험담을 공유할게요. 제과 시장 아프리카 진출 방안 보고서를 쓸 때 굉장히 막막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제과 시장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거든요. 그때, 인터넷 검색을 여러 차례 하다가 ‘미국 농무부’ 사이트를 찾아서 필요한 자료를 얻었던 기억이 납니다.

팁 하나 알려줄게요. 자료를 찾다 보면, 여러 사이트를 타고 들어가다가 귀중한 자료를 찾는 경험을 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처음 본 자료의 출처를 꼭 확인해보세요. 그 출처를 찾아서 살펴보면 원하는 정보를 담고 있는 자료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Le Buzz

3. 시장분석 시 사용하는 기준과 툴 : 일반 / 시장 사항을 조사했다면, 이젠 회사가 신시장에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본론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때 보통 마케팅 믹스라고 불리는 3C, 4P 그리고 *STP 분석 등이 동원됩니다. 신사업에 진출할 때 제품이나 산업 특성에 맞춰서 적절한 마케팅 믹스를 사용하면 됩니다.

이때는 보통 세부 산업을 분석한 자료가 필요한데, 이런 자료는 진짜 인터넷에 거의 없습니다. 아니면 매우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웬만한 회사는 이런 시장조사자료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사실 인터넷 검색밖에 답이 없습니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도 활성화되어 있으니,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로 검색하는 방법도 있고요. 저도 가끔 인스타그램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곤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감이 잘 안 올 것 같아서, 제 경험담을 토대로 설명하겠습니다. 앞서 말했던 아프리카 진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저도 ‘어떤 마케팅 믹스를 사용할까’라는 벽에 부딪혔습니다. 제과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4P를 선택했습니다. 판매가격(Price)과 판매촉진(Promotion), 유통경로(Place) 그리고 제품(Product)을 분석한 보고서가 가장 설득력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사와 자사를 둘러싼 경쟁환경을 분석하는 SWOT 분석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합니다. 이미 배웠을 수도 있지만, SWOT 분석은 단순히 SWOT에 해당하는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회사 내부적으로 Strong 하다면 더 Strong 하게 만드는, Weak 하다면 Strong 하게 만드는, 회사 외부 경쟁환경에서 Opportunity(기회)가 있다면 더 큰 Opportunity를 창출하는, Threat(위협요소)가 있다면, Opportunity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Thomas Drouault

신시장 개척 / 분석이 ‘이중 설득구조’인 이유

신시장 개척 / 분석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통 회사에서 신입사원에게 이런 큰일을 단독으로 맡기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공유한 조언과 회사가 기존에 해왔던 조사 방법을 적절히 조합하면 대부분의 일은 처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채용과정에서 면접관이 신시장 조사/분석 방법론을 묻는다면 제가 말한 방법론을 제시하세요. 웬만한 회사에서는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신시장 개척/조사는 회사 내부를 우선 설득하고 해외의 거래처 / 소비자까지 설득하는 이중 설득구조로 구성된다는 점을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중 설득이 잘 된다면 멘티님은 보통의 대기업 중견 사원보다 훨씬 더 높은 역량을 갖춘 인재가 되는 겁니다.

끝으로 신시장 분석 / 개척 시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사이트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World Bank Data : https://data.worldbank.org

Nielsen : https://www.nielsen.com/kr/ko.html

시장조사기관 Ipsos : https://www.ipsos.com/en

시장조시기관 Euromonito r: https://www.euromonitor.com

나중에 시장조사와 관련해 보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또 질문 주세요.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 멘티님의 취업 성공을 기원합니다.

*STP 분석: Segmention(시장세분화), Tageting(표적시장), Positioning(제품 포지셔닝). STP란 (S) 시장을 세분화하고, (T) 이에따른 표적시장의 선정, (P) 표적시장에 적절하게 제품을 포지셔닝하는 일련의 활동을 일컫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