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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꿈이 있어야 행복할까요?
SM C&C · 홍보팀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제가 잇다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본 글이 멘토님의 글인데요, 꿈이 없거나 너무 많아 고민일 때라는 멘토링 가능 분야가 굉장히 마음에 와닿아서 이렇게 질문을 드립니다. 

저는 올해 4학년인데요, 저는 하고 싶은 게 크게 없습니다. 놀랍게도 정말 사회에 나가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어요. 고생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어떤 직업을 생각해 봐도 내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2~3학년 때 너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다 그나마 마음이 끌리는 광고 기획 쪽 동아리에 들어서 1년간 기획으로 활동하였습니다.

ⓒMorgan Sessions

물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재미도 있었고, 성과는 크게 없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현직자분들의 강의를 많이 듣게 되었는데, 

광고 쪽은 여성으로서 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듣게 되었습니다. 약한 몸 때문에 겁도 나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학력 부분도 걱정이 되고요.

좋긴 하지만 큰 열정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평생 이 일을 하면서 사랑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안 들었어요. 제가 너무 직업에 대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꽤 오랜 시간을 함께할 일이니만큼 제 적성에 맞고 즐거운 일을 찾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학력이나 이것저것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거기서 저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는데, 제 목표가 없으니 너무너무 속상하고, 한심합니다.
 
저는 지금 남들도 다하는 토익 공부를 하고 있고, 영어 회화 쪽에 조금 흥미가 생겨 같이 배우고 있습니다. 올여름 방학 때는 컴퓨터 자격증을 딸 계획이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들은 글쓰기, 사진 찍기, 책 읽기, 여행 다니기, 쇼핑하기, 영화 보기, 밥 먹기 뭐 이 정도입니다...너무 평범하다시피 해서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오네요. 매우 한심하지만, 작은 깨달음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질문 적어 봐요. 

💬 정애지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렇게 온라인상으로라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멘티님의 고민을 읽으니, 마치 예전의 (아니 어쩌면 지금의?)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저도 광고동아리, 문화기획동아리, 벤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꿈을 찾고자 노력했거든요. 좋아하는 일도 비슷하고요.

ⓒthought


먼저 제가 감히 고백을 드리자면, 저 역시 아직 제 꿈이 무엇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는 PD가 되고 싶었고, 대학교 때는 영상 디자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영상을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 광고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광고 디자이너를 꿈꿔야 할까 싶었지만 역시 제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멘티님처럼 4학년 때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방황했습니다. 정확히 3학년 2학기 때부터, 고삐 풀린 말처럼 남들 다 하는 토익 공부도 손에 놓고 아이돌을 쫓아다니기에 바빴죠. 이런 일탈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했고요.

막상 4학년이 되니까 취업은 해야 하고, 광고 동아리 시절 쌓은 경력과 아이돌 홈페이지를 운영했던 경험을 대충 이력서에 그럴듯하게 썼더니 덜컥 온라인 홍보 쪽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금까지 4년이 넘는 시간을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네요. 이 길이 맞는지. 그나마 제가 꿈꿨던 많은 직업 중에서는 지금 하는 일이 가장 맞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꿈꿨던 일은 분명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다 보니, 결혼할 때가 되어 이 고민은 더 커졌어요. 잘 알고 계시는 대로, 광고 쪽 일은 결혼 후에 계속 지속하기에는 참 난관이 많은 직업입니다. 실제로 제 친구들과 저의 고민이기도 해요. 심지어 그 친구 중 한명은 '광고 아니면 죽음'이라고 할 정도로 광고에 대단한 열정을 가졌던 친구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모두 결혼과 함께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당장 그만두면 뭐 해 먹고 살까?'에 대한 답을 가진 친구는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안타깝지요.

ⓒtoa heftiba

호기심을 품고 살 때 달라지는 것들

그래도 저는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적 호기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남는 대로 이것저것 배워두었습니다. 제 전공은 디자인이었지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사진도 잠깐 배웠다가, 집에서 심심할 때 홈페이지나 만들어 보자 해서 취미로 코딩공부도 했다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하니, 어깨너머로 글쓰기도 배웠다가, 음악을 좋아해서 악기나 노래도 배우고 했습니다. 그리고 음악과 글쓰기를 모두 좋아하니까 작사도 배웠지요. 뭐가 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배워뒀습니다. 쓸데가 있겠거니 하면서요.

이렇게 이런 일, 저런 일을 평소에 많이 벌여 둔 덕분에 '나중에 뭐해 먹고 살지?'와 같은 고민은 조금 덜하게 되는 것 같아요. 대신에 '나는 그림도 그릴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까 나중에 에세이 작가가 될 수도 있겠다. 웹툰 작가도 할 수 있겠다. 이도 저도 안되면 집에서 공부방이라도 열어서 애들을 가르칠수도 있겠다'라는 식으로 계속해서 제 커리어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꿈이 있어야 행복한가요?

그럼 누군가는 또 제게 물어올 것입니다. '그게 네가 꿈꾸던 일이야?' 시대의 많은 멘토분이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굳이 가슴 뛰는 일을 해야 하나요?'라고 묻고 싶어요. 솔직히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일 중, 어떤 것도 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은 없습니다. 심지어 지금 제가 하는 일 역시, 제 가슴을 뛰게 하진 않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런 저를 불쌍하게 볼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반문하겠습니다.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과정 자체가 가슴 뛰는 일 아닌가요?"

ⓒjonathan

예전에 개그맨 유세윤 씨가 라디오스타에서 울면서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나는 이미 꿈을 다 이뤘는데, 더 이상 내 인생에 재미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두렵다.' 라고요. 그의 맞은편에는 그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몇 명의 개그맨 동료들이 앉아있었는데요. 그 중에는 홍인규 씨가 앉아있었습니다. 그는 정상에 올라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그랬기에 더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 내내 그는 유세윤 씨와는 대조적으로 참 행복해 보였지요.

인생의 반려자를 찾는다고 했을 때, 첫사랑과 극적인 사랑을 하고 결혼해서 백년해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첫사랑에 대해 아픈 기억을 갖고 있고, 그 아픈 기억을 다른 사람의 좋은 기억으로 지워가며 평생의 반려자를 찾아 헤매다가 결혼하게 되지요.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으로 하게 된 일이 내게 가장 맞는 일일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지나 보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 또 사실은 내게 맞는 일이었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말씀드리지만, 목표를 굳이 찾으려고 노력하진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를 잊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꾸준히 살다 보면, 그때야 일이 또 새롭게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아가서는 내가 새로운 일을 창조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patrick hodskins

출발대에 선 모두에게

저는 그래도 멘티님께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갖고 계시고, 본인이 부족해서 보완해야 할 점을 알고 계신다는 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는 친구들도 많거든요. 

제가 드린 답변이 충분한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족한 제 답변은 아래 추천해 드리는 책을 통해 채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현주님의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인데요. 저도 멘티님과 비슷한 고민을 자주 하는데, 그때마다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 책입니다.  

대학교 4학년은 사회라는 큰 벽 앞에 서 있는 너무나 미약한 존재이지만, 그에 비해 너무나 큰 역할을 요구받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회가 주는 역할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살다 보면 더 큰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불완전한 나이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흔들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차라리 '나는 아직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면 출발이 조금 쉬우실 수도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아직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을 하게 되죠. 우리는 그것을 노력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직장 4년 차를 넘어 5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불완전하고 불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기꺼이 실패하려고 합니다. 언젠간 성공할 날이 오겠죠. 지금까지 작은 성공을 이뤄왔던 것처럼요.

멘티님,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계속해서 노력해보세요. 아직 우리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기에 우리는 아직 너무 어리니까요. 함께 열심히 '나를 찾는 여행'을 해보자고요!!  멘티님의 성공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정애지 멘토
SM C&C · 홍보팀
마케팅/MD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2011년 다트머스대학 졸업 축사에서 꿈은 늘 바뀌기 마련이니 특정 직업이나 커리어 목표로 꿈을 정의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실패를 하고 실망을 해야만 비로소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이 보이게 되고, 그제서야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지요. 실제로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퇴출되는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케이블방송에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오히려 공중파에 있을 때 보다 더 큰 성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잉여, 루저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남들이 '한심하다'고 여길만한 일도 많이 저질러 왔으며, 이 순간에도 전공과 직업을 밥 먹듯이 바꿔가며 이렇다할 성공을 이루지 못한 채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결국 성공의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은 한번 쯤은 실패와 실망에 좌절해 본 잉여, 루저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은 무엇도 아니지만, 스스로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믿고 있고, 언젠가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성공을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매우 복잡한 방법으로 살아왔지만, 방향을 잃었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저는 저처럼 자주 흔들리고, 넘어지고,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절대로 자신을 포기할 수 없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멘토라는 이름보다는 서로 부족한 삶의 과정을 나누고 고민하며 함께 자랄 수 있는 공생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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