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군대를 전역한 지 얼마 안 되는 컴퓨터공학 전공 멘티입니다. 저는 대학을 갈 때 전공에 대한 흥미보다는 점수에 맞춰서 지원한 학생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컴퓨터공학과가 무슨 공부를 하는지 잘 몰랐고, 대학교에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흥미가 떨어져서 2년 동안 거의 학교에 놀러 다니다시피 하다가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전역할 때쯤이 되자 제 현실이 보였습니다. 전공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하는 복학생입니다.  제 고민은, 제가 지금부터 컴퓨터 공학과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려면 어떤 공부부터 차근차근히 해야 하는지, 요즘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하면 보통 직장의 어떤 부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컴퓨터 이외에 무슨 공부를 하면 회사에서 일할 때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토님. 

안녕하세요. 멘티님. 컴퓨터공학 전공에 대해 전반적인 질문을 해주셨네요. 답변 드리기에 앞서 전혀 늦지 않았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컴퓨터공학을 졸업해서 진학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 과에 비해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졸업하기 전까지만이라도 전공 공부를 하시면 적성에 맞는 곳으로 충분히 가실 수 있을 거예요.  

일단 전공에 대한 소개부터 해드릴게요. 컴퓨터공학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문적으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고자 설립한 과입니다. 단순 프로그래밍만 하는 것은 문과 쪽도 종종 잘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아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기초뿐 아니라 심화 과정에 더 중점을 맞추는 편입니다. 보통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초를 1~2학년 때 다지고, 3~4학년 때는 프로그래밍 지식을 확장하거나 깊게 공부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어요.

진입장벽이 낮은 건 어떻게 보면 2년을 허비했다고 생각하시는 멘티님에겐 좋은 요건일 수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컴공 쪽은 수요가 비교적 많은 편이라, 회사에선 컴공뿐 아니라 다른 과 졸업생도 같이 받아서 교육시키고 바로 현업에 투입할 정도거든요. 그 교육 시간 또한 비전공자 대상으로 1년가량 가르치기 때문에 상당히 짧은 편이고요.

멘티님께서 졸업을 목표로 공부하는 거라면, 커리큘럼을 따라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하세요. 그리고 좀 급하게 따라잡길 원하신다면, 학부에서 가장 처음에 배우는 언어를 먼저 공부하세요. C언어 아니면 Java 언어일 텐데, 이 둘 중 하나만 교수님이 한 학기 동안 가르치는 데까지 따라가시면 됩니다.

다음은 2학년 때 제 예상으로는 "자료구조"라는 과목과 "알고리즘"이라는 과목이 있을 텐데요, 이 두 개를 열심히 공부하세요. 그러면 2학년 때까지 졸업에 필요한 공부는 속성으로 끝내실 수 있을 겁니다. 

위에서 프로그래머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요. 일반인들도 프로그래밍을 배우자라는 분위기가 인터넷에서 많이 감지되고 있을뿐더러, 외국 회사는 마케팅/세일즈 등 프로그래밍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부서에도 프로그래머를 찾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유지하고  프로그래밍 지식을 가지고 졸업하신다면, 다른 과에 비해 비교적 쉽게 직장을 구할 수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인생은 어디로 튈지 몰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컴공을 전공해, 직장을 구한다면, 대부분 프로그래밍 일을 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 직접 프로그래밍하기도 하지만, 대기업에 들어가면 외주를 주고 사람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높지요. 그리고 만약 졸업하실 때 프로그래밍이 적성에 잘 안 맞는 것 같다 싶으시면, 대기업으로 입사 지원을 하시고 부서배치 때 희망 부서를 잘 고르시면 일반 사무직처럼 일할 수 있어요.

"어떤 일을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아서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게 프로그래머의 일입니다. 대기업으로 들어가서도 이런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관리직으로 배정받을 수도 있어요.

졸업 전에 만약 프로그래밍에 흥미가 붙으시면, 앱을 만들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자발적으로 만든 앱이나 공모전 출전 같은 경험이 있으면 다른 여타 스펙보다 더 높게 쳐주기 때문에 입사하기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것도 제외하고 다른 분야의 공부라면 수학이 좋긴 한데, 사실 수학은 대학원 레벨의 일에서 많이 사용돼요. 그 외의 것들은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일 잘하고 사회생활 잘하는 게 아무래도 일할 때 가장 도움이 되긴 하죠)

혹시 답변 내용 중에 좀 모르시겠다 하는 게 있으시거나, 아니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기시면 언제든 다시 연락주세요! 멘티님을 언제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