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잘 지내셨나요? 저번 오프라인 멘토링 너무 유익했고 즐거웠습니다. 멘토님의 소중한 경험담이 재밌기도 했지만, 경험의 중요성, 만남의 중요성 등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영업 직무를 준비하고 있지만, B2C로 갈지 B2B로 갈지 아직 고민이 많습니다. 전공에 대한 고민도 있고요. 아무리 생각 안 해야지 하면서도 전공에 대한 답답함 스펙에 대한 답답함이 앙금처럼 남아 있네요. 

무역, 해외영업, 국내영업 많은 차이가 있을까요? 요새는 중국어와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항상 모자란 마음에 조급함만 앞섭니다. 어떤 역량을 더 쌓아야 할까요? 멘토님이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일주일만인가요? 그때 속 시원하게 고민 풀어드리지 못해 찜찜했는데 먼저 이렇게 질문 주셔서 감사해요. 

먼저 무역과 해외영업, 국내영업 용어 정의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세 가지가 같은 듯 다른 단어인데요, 설명 듣고 정확히 어떤 분야의 길을 걷고 싶으신지 정하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멘티님이 전통 막걸리를 만들어 파는 기술을 익혀 회사를 차렸다고 가정해 볼까요. 막걸리 아무리 만들어봐야 팔지 않으면 손해니까, 멘티 사장님은 회사에 영업부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바로 수출하면 되나요? 어렵겠죠. 보통은 국내시장에 어느 정도 기반을 다져두고 해외로 갑니다. 그럼 멘티 사장님이 처음에 만든 영업부는 국내영업부가 되겠네요. 인근 지역에 멘티 막걸리를 팔면서 점점 인지도도 얻고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에는 더 이상 매출을 올릴 시장이 없어졌어요. 그럼 그냥 기존 시장만 유지하고 있으면 될까요? 안 되겠죠. 지속적인 매출 증대를 위해 멘티 사장님은 해외로 눈을 돌렸고, 이웃나라에 막걸리 열풍이 불고 있다는 걸 캐치해 영어를 좀 한다는 친구를 고용하고 영업부를 국내영업부, 해외영업부로 분리했어요. 이제 국내 고객에게 막걸리를 팔 땐 국내영업부가, 해외 고객에게 막걸리를 팔 땐 해외영업부가 전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 예문을 보시면 이해가 가시나요? 영업을 영어로 Sales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우리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영업이라고 본답니다. 그 영업의 "대상"이 국내냐 해외냐에 따라 국내영업과 해외영업으로 나뉘는 거고요. 큰 틀에서 국내영업과 해외영업은 고객이 한국인/외국인(교포포함)으로 나뉘는 것뿐이에요. 

하지만 국내영업은 한국문화만 따르면 되지만 해외영업은 현지 문화를 고려해야겠죠? 국내영업은 한국어로 영업활동을 하면 되지만 해외영업은 현지어 혹은 영어로 영업활동을 해야 하고요. 국내시장은 영업사원이 직접 가서 조사하기 쉽지만 해외시장은 직접 가서 시장성을 따져보기 쉽지 않겠죠. 단지 고객이 국내냐 해외냐일 뿐인데, 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생기네요. 매우 디테일한 내용들도 설명드릴 수 있지만, 시간관계상 큰 틀에서 용어정리만 하셔도 이해가 되실거라 생각해서 여기까지만 정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위 예문으로 돌아가볼게요. 멘티 사장님이 이끄는 막걸리 회사가 해외수출까지 잘 되고 있는데, 이제 쌀값이 많이 올라서 국내산 대신 태국산 쌀을 사야해요. 그럼 멘티 사장님 회사의 구매부서는 태국에서 쌀을 "수입"해올 거에요. 그 수입한 쌀을 가지고 막걸리를 만든 뒤, 다른 나라에 있는 고객들에게 "수출"하겠지요. 수출 뿐 아니라 수입활동까지 병행되는 이 일련의 행위를 무역이라 합니다. 

즉, 무역은 수출과 수입을 모두 아우르는 큰 범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수많은 회사들이 해외를 상대로 "무역"을 하고 있으며, "무역" 중 수출업무를 맡게 되는 부서가 "해외영업" 부서입니다. 무역과 상관없이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부서는 "국내영업"이 되는거지요. 이제 완벽히 이해하셨지요? 

그럼 마무리로 정리해볼게요. 국내영업, 그리고 해외영업은 고객이 다를 뿐이지만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해외영업과 해외구매를 아우르는 큰 범위의 개념이 바로 무역이지요. 국내영업은 외국어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고객이 거의 99% 한국인인 상황에서 영어나 중국어가 쓰일 일은 없겠죠. 보험사 직원, 야쿠르트 아주머니, 길거리 호객꾼 모두가 큰 의미의 국내영업 직원이라고 보시면 되니까요. 

국내영업 업무를 하시겠다면 영어와 중국어 대신 영업실무 또는 인간관계 쪽을 공부하시는 데에 올인하시라고 조언해 드립니다. 외국어 공부할 시간에 끊임없이 본인의 영업 스킬을 갈고 닦으라는 말이죠. 해외영업은 외국어가 중요하죠.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듯, 외국어 못 하면 에이전트 시키면 됩니다. 안되면 회사 지원을 받아 통역을 구해 가셔도 되고요. 외국어가 원어민 수준이 아니라서 해외영업을 못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원어민이라고 해도 전문용어를 모두 다 알지는 못한답니다. 어차피 본인이 팔 물건과 관련된 단어들은 본인이 입사해서 공부해야 하고, 기본적인 회화만 된다면 외국어 능력이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해외영업이라고 해도 인간관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을 투자하시는 게 좋아요. 현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겠네요. 그리고 현지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나만의 전략도 필요하죠. 예를 들어 같은 볼펜인데, 한국어 정말 잘하는데 물건도 시원찮고 자신감도 없는 미국인이 파는 펜을 사시겠어요, 아니면 한국어는 좀 떠듬거려도 물건 좋고 자신 있게 물건 소개하는 미국인이 파는 펜을 사시겠어요? 입장을 바꿔보고 ‘내가 바이어라면?’ 하는 마음으로 생각해본 다음 필요한 스킬을 익히세요. 

물론 영어와 중국어로 어느 정도 기본적인 비즈니스 소통이 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하니 당장은  이 부분을 준비하시는 게 좋겠네요. 다른 기업 쓸 때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입장을 바꿔보고 언어보다 중요한 역량에 관해 고민하고 그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무역을 하신다면 멘티님 상황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 같아요. 물건을 "팔" 것인가 아니면 원재료나 물건을 "살" 것인가... 그래서 수출쪽 업무를 할건지 혹은 수입쪽 업무를 할건지 정하고 준비해야겠죠. 멘티님이 혼자 둘다 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둘 중 한가지 업무를 맡으실 거라는 가정하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출, 즉 해외영업에 대해서는 위에 설명해 드렸으니 이제 수입관련 업무 맡으실때 필요한 것을 말씀드릴게요. 수출이 판매자 입장이라면, 수입은 고객이 되는 겁니다. 해외 벤더로부터 제가 물건을 사는 입장이 되었으니, 가격을 비교해서 원자재 값을 절약해야 겠죠. 

수입 업무는 수출 보다도 언어가 중요합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말도 안 통하고 그 지역의 물가도 몰라 바가지를 쓴 경우가 있지요? 수입 업무를 보려면, 언어를 갈고 닦으면서 거래하고 싶은 국가를 정해 그 지역의 물가나 시장정보 등에 빠삭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약해 드립니다. 국내영업, 해외영업, 무역 3가지는 각각 다릅니다. 차이점을 잘 이해하시고 도전하세요. 그리고 국내영업을 제외한 해외영업과 무역 분야에 진출하시려면 언어도 중요하지만 현지 문화 이해도, 시장정보 조사 등도 중요합니다. 

수입이든 수출이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래이기 때문에 인간관계도 중요하고요, 무역 실무에서 배우는 것들은 미리 공부하면 좋긴 하지만 회사에서 실무를 하면, 1~2달 이내에 저절로 깨우칠 수 있답니다. 미리 이론도 공부하시되, 이거 모르면 수출/수입업무 못한다 하는 생각하지 마시고 편하게 흥미 붙이고 공부해보세요.  

답변이 멘티님의 진로 고민에 희미하나마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그리고 궁금한 거 그때그때 생기면 또 글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