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를 꿈꾸는 멘티입니다. 쇼호스트의 열정에 매료돼 진로를 정했는데, 외모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걱정이 많습니다. 

또 쇼호스트는 취업할 때 인맥도 쌓고 역량도 키우기 위해서 아카데미 같은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하는데 그럴만한 집안 형편이 어려워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몰라 너무 답답해서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질문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쇼호스트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알려 드릴게요. 

판매를 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일반적인 영업, 광고성을 띠고 있는 상업 방송이기에 마케팅,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를 타고 전해지는 직업이기에 방송 직군, 이 3가지를 모두 결합한 형태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많은 아카데미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일부 대학에서는 쇼호스트 학과를 운영하고 있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떠한 특정 아카데미교육을 수료한다고 해서 또는 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우대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형태의 채용은 없습니다. 

쇼호스트는 다른 방송인과는 달리 여성 입장에서 늦은 나이까지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습니다. 다른 방송 직군들은 나이가 조금만 들기 시작해도 흔히 말하는 젊고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쉽게 뺏기기 마련이죠. 

그러면 최초 쇼호스트를 뽑을 때 어떤 조건을 보고 심사를 하게 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은 외모입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잘 생기고, 예쁜 얼굴을 찾지 만은 않습니다. 나의 외모보다 상품에 신뢰감과 친근감을 표현해 줄 수 있는 편안한 외모를 대부분 선호합니다. 

두 번째는 목소리입니다. 최근 홈쇼핑의 트렌드는 기존과는 다른 게 톤이 높거나 듣기 거북한 목소리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차분하면서도 강한, 임팩트 있는, 힘있는 목소리를 원합니다. 타고나기를 좋은 목소리로 타고난 사람이 많습니다.  어떠한 노력을 해도 그 사람들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호흡, 자신에게 맞는 톤, 발성 방법을 열심히 연습 한다면 자신이 갖고있는 목소리의 매력을 최대화 시킬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발음입니다. 아나운서 처럼 일정한 톤의 정확한 발음까지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전달력에 있어서 발음은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면접 진행시 "안녕하십니까, ***입니다" 이 한 마디 만으로도 말하는 습관, 장점, 단점을 한번에 잡아 낼 수있습니다. 상품의 장점을 전달해야하는 직업상 명확한 의사 전달이 마이크를 통해 스피커로 전달될 시에는 평소보다 더 정확한 소리를 낼 수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부분도 몇개월 꾸준한 연습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네번째는 제스쳐입니다.  발끝 부터 머리 끝까지 서있는 자세, 손의 위치, 눈썹의 움직임, 입꼬리의 평행,/방향, 코의 모양, 목의 각도, 전체적 균형, 발의 방향 등 말을 하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곧고 바른 제스처를 기본으로 합니다. 

여기에 상품을 핸들링하는 손의 모양, 상품의 장점을 손의 동작을 통해 전달하는 힘 등을 심사합니다. 모든 사람은 말로 전해지는 언어보다 행동으로 보여지는 제스처를 통해 더 빨리 이해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성입니다. 쇼호스트는 PD, MD를 비롯한 수많은 STAFF 등과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그들과 융화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 생각합니다. 위에 모든 사항이 100점이어도 인성에서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당연히 채용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할듯합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쇼호스트로 활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쇼호스트란 직업은 삶을 살면서 자신의 경험, 다양한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필요로하는 업이기에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채용을 하진 않습니다. 

현재 저희 회사에서도 가장 막내 신입 기수의 나이가 28세입니다. 즉 멘티님이 쇼호스트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사실 준비라는 것이 특별히 필요치 않습니다. 생활 주변에 모든 것들이 쇼호스트에게는 공부 거리이며 연습의 장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느껴지는 기분, 잠을 푹 잤는지 잘 못 잤는지 일어났을 때 방의 온도와 습도, 건조하진 않았는지, 양치질을 하며 사용한 칫솔의 느낌 장단점은 어떠했으며, 내가 세안을 하는 클렌징의 느낌은 어떤지, 스킨과 로션에서 느껴지는 수분감과 유분의 함량에서 느껴지는 피부의 자극은 어떤지, 출근하며 입고 싶은 옷의 스타일과 색상은 어떤 건지, 소재와 원단은 무엇인지, 출근길에 사람들의 표정, 지하철에서 느껴지는 공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등 24시간 내가 겪고 행동하고 보는 것들이 모두 경험이되고 이를 상대방에게 공감 가도록 표현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한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살림에 노하우, 육아 방법까지도 모두 공부 거리가 되면 시시때때로 혼자 말로 표현하며 연습을 합니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 핸드폰, 앱, 컴퓨터, 카메라, 텀블러, 가스레인지, 화장실, 변기, 세면대, 면봉, 팩, 화장품, 옷, 화장지, 가방, 악세서리, 신발, 여행지 등등에 대한 호기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행동과 사물에 대한 관찰력을 키워야 합니다. 여기에 절제된 언어와 단어를 사용해 방송에 사용하면 됩니다. 대부분이 절제된 언어와 단어(방송언어)의 사용 습관을 배우기 위해 방송직군에서 여러 경험을 쌓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모든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그사람의 큰 장점이 됩니다. 

현재는 나라에서 인정된 6개의 홈쇼핑이 있습니다. (현*/C*/G*/롯*/홈*/N*) 1년에 1회 또는 2회 정도 공채가 진행됩니다. 많게는 12회의 공채 기회가 있겠죠. 한 공채당 3~4명 정도가 합격됩니다. 그러면 1년에 최대 35명 ~45명 정도가 합격이 된다는 결론인데. 지원자는 한 공채당 2,000명에 달합니다. 

2,000명 중 3명 정도 안에 들어야 합격이 됩니다. 600~700:1 수준의 합격률입니다. 그래서 저는 쇼호스트를 희망한다는 친구들에 꼭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다른 일을 1순 위에 두고 쇼호스트 준비는 긴 시간동안 시간에 쫓기지 말고 준비하라고 조언해 줍니다. 

욕심을 낸다고 해서 또는 자신의 외모와 모든 것이 뒷바침 되도 합격을 장담할 수없습니다. 공채를 진행할 때는 살림 잘하는 '아줌마'가 필요할 수도 있고, 명품을 좋아하는 셀렙형 인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미혼자가 필요할 때도, 기혼자가 필요할 때도, 아기가 있는 사람, 없는사람, 키가 큰사람, 작은사람 등 그때 마다 필요한 인원이 다르기 때문에 운도 많이 따라줘야하는 직업이 쇼호스트입니다.

우리끼리는 흔히 운구기일이라는 말을 합니다. 운이 90% 기술(실력) 10%가 되야 합격이 될 수있다라고 말이죠. 다른 직업처럼 경력을 쌓거나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해서 합격선에 가까워지는 직업군이 아닙니다. 현재 정식 쇼호스트로 활동하는 인원은 우리나라 전체 약 260명 정도입니다. 이들이 6개 회사에 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경제활동 인구 중 0.1% 안 되는 특수한 직업임에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학과와 상관없이 출신 대학, 전문대 상관없이 모두에게 지원자격이 주어지며 현재 활동을 하는 쇼호스트의 학벌도 검정고시부터 아이비리그 출신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된 모든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질 수있습니다. 

다만, 제품군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식품 전문 쇼호스트를 희망한다면 식품영양학, 조리사 자격증등은 분명 심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습니다. 또는 패션디자인학을 전공한 패션 전문가 등도 가산점의 요지가 있지만 이미지와 방송언어 사용 역량에 따라 합격이 좌우될 수 있습니다. 

멘티님의 나이에서 봤을 때 몇 년 안에 준비해서 할 수 있는 직업은 명확히 아닙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고,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정보가 많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기초적인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쇼호스트에 대한 장단점들 만을 알려 드립니다. 

그 밖에도 성장 가능 분야 등등에 대해서도 알려드릴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 부분까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이 정도에서 쇼호스트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 드립니다. 혹시라도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글 남겨 주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