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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앞둔 취준생, 무엇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
멘토
마케팅/MD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서른을 얼마 안 남긴 29살 멘티입니다. 생명공학을 전공하였고 학점은 3점대 극초반으로 졸업 했습니다. 어학성적은 몇 일 전에 만료되어 암울한 상황입니다.
 
저는 졸업을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큰 꿈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10년 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을 뒤늦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민을 하다 "MD"라는 직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줄곧 최고의 MD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MD직에 지원을 했습니다. 좋지 않은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유수의 기업에서 몇 번의 좋은 기회가 왔으나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을 했습니다.
 
ⓒmia moessinger

대기업 MD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바잉파워를 가지고 싶었고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 “최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최초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재되어 있었고, 소위 첫 직장을 좋은 곳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의 취업 전략은 생명공학을 전공을 했기 때문에 건강, 친환경, 프리미엄 3가지 키워드를 잡고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를 두는 동시에 상생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메시지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푸드테크가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실패는 반복되었지만, MD가 되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느끼고 체험하면 알아줄 거라는 생각에 수시로 마트도 방문해보고 신문도 읽고 사소한 생필품일지라도 생각을 정리해봤던 것 같습니다. 

ⓒjoanna kosinska
 
때로는 신문에 나오신 분에게 편지도 보내봤고 작은 부분 하나라도 제안을 드려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시원한 결과는 없었음에도 노력했다는 사실이 어쩌면 저만의 자기위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걱정으로 바뀌어 가는 요즘 그리고 오늘은 L백화점 스펙 태클 면접전형에서 탈락을 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얼마나 한심하기 보였을지 부끄럽기도 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친구들 대다수는 이제 자리를 잡고 저마다 삶을 영위하는데 여전히 출발선에 맴돌고 30살을 맞이한다는 것이 늘 응원해준 친구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머리는 정리하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라고 외치는데 마음이 쉽사리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멘토님의 말씀처럼 즐겁고, 신나게,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속상합니다. 인재개발원에 근무하시는 멘토님이라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해 나가실지 궁금하며 따끔하게 말씀해주세요. 부담없이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장기열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고민의 무게가  절실히 느껴지는 질문이네요. 우선 질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딱히 남의 인생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릴 만한 자격이 되는지는 스스로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질문해 주신 분의 진실함과 절실한 마음을 봐서, 저 또한 나름의 용기를 내어 몇 자라도 편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다만 말씀해 주신대로 편하게, 한편 냉정하게 말씀 드리려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우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첫 취업은 30세를 넘기지 않는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상징적인 숫자, 회사마다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암묵적인 숫자의 룰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supawat bursuk
 
물론 스펙을 보지 않는다며,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한다고 모든 기업이 표방하고 있지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그렇게 열린 채용을 강조하는 것은 스펙 무시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잘 아시겠습니다만 신입은 서른, 담당자 (관리자가 아닌 대리나 과장 정도) 는 마흔을 넘어가면 채용을 하는 입장에서는 한 번 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엄연하고 냉혹한 현실입니다. 질문에서도 충분히 드러나지만, 그만큼의 긴장과 절박함을 가지셔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상황입니다.
 

뽑히는 사람이 아닌 뽑아야 하는 사람이 되자

멘티님은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초가 되어야겠다’라고 하셨죠? 미사여구는 사실 인사담당자들 입장에서 보기에 경쟁력이 있다면 가점이 될 태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알맹이 없는 표면적인 겉껍질로만 보이기 십상입니다. 
 
ⓒRoman Samborskyi

기본적인 경쟁력, 즉 알맹이는 당연히 업무 능력입니다. 요즘은 신입을 뽑으면서도 기본적인 업무 능력, 혹은 적어도 해당 업무에 대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나 경험을 가능한 많이 쌓고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하신 분의 상황을 보면, 일단 최대 약점은 전공과 하고자 하는 일이 연결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에 비해서는 나름으로는 이런 저런 노력을 해 보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보자면, 취업 '전략' 이란, 뽑은 사람 입장에서 여러 다른 지원자와 비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지, 내 입장에서 내가 열심히 한 것, 내 입장에서 내가 차별화한 것, 내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을 말하는 것이 되어서는 항상 부족할 수 밖에 없고, 결론적으로 인터뷰 끝까지 간다고 한들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기가 어려운 구조가 되어 버립니다. 
 
다시 한 번 좀 더 구체적으로 한 마디로 말씀 드려보자면, 인사담당 입장에서는 관련 전공자이면서, 질문자 만큼 열심히 나름의 준비를 한, 게다가 연령이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이 있다면, 기왕이면 다홍치마 일 수 밖에는 없습니다.
 
ⓒAddoro

결국 취업은 운이 아닌 전략

전략 (strategy) 은 전쟁 용어로써,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한 방편을 말하는 것이니까요. 중요한 건 절실히 노력했음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냉정하게 보고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는 방법 또는 아예 우회할 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취업전략은 당연히, 전공-준비(열정)-나이의 기본적인 세 가지 조건을 넘어설 정도의 현격한 프리미엄을 어떻게든 남은 시간 내에 만들어 보시거나, 혹은 아예 이 상황을 우회할 무언가를 빠르게 만드는 길이 있다면 그것이 취업전략으로 삼는 게 올바를 겁니다. 
 
예컨대 다소 눈을 낮춰 백화점이 아니더라도 MD가 있는, 홈쇼핑, 마트의 인턴/아르바이트/단기계약을 진행해  경험을 쌓고 무언가를 시작해 보시면서 동시에 취업을 노리셔야 맞지 않나라는 생각입니다.
 
기간이 늘어나면, 인사담당자는 ‘그 기간에 무엇을 했느냐?’ 라는 질문을 할 겁니다. 질문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하느냐 안 하느냐 차이일 뿐이지, 일단 궁금함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들어보니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고 나름 MD 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왜 취업은 안 했지 무엇을 준비한 거지?’라는 의문이 표현을 하던 안 하던 인사담당자에게는 머릿속에서는 당연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음표를 남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취업 전략을 세우시고, 그게 무엇이었던 간에 공백 기간을 설명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바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fizkes

증명할 수 있어야 열정입니다

저도 졸업 후 약 8개월 남짓한 취업 준비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에 3개월은 단기 계약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했고, 그 사이에는 이력서를 딱 100 통 째 써 봤습니다. 그래서 면접보러 가면 당당하게 취업 준비를 했고, 이력서를 쓰면서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그럼 몇 군데나 붙었고 뽑힌 곳은 왜 안 갔으며, 안 뽑힌 곳은 왜 안 뽑힌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요령있게 답변 했습니다. 
 
또 저는 정말 마음에 품고 준비하는 15개 정도의 회사 군이 있었고, 그 회사들 중 다섯 곳은 월화수목금 돌아가면서 아침마다 새벽 6시에 그 회사 정문에 가서 9시까지 출근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관찰 일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내용을 그 회사에 들어갈 때 인사담당자한테 알려주면서 '나는 정말 8개월 동안 하루도 놀지 않고 ‘취업준비’를 했고, 나는 이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일할 사람이니 뽑으시면 일도 이렇게 할 거다'라고 어필했습니다. 
 
기간을 설명하기 위해서 취업 준비를 했다고 하실 거면 이 정도 이상 어필하실 수 있거나, 혹은 아르바이트, 자격증, 관련 인턴 등등 소위 스펙을 쌓아 증명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중구난방 말이 길었는데 원하시는 만큼 일이 잘 풀려나가시기를 기대합니다. 더 구체적인 말씀이 필요하시면 재질문 또는 이력을 메일로 보내어 주시면 검토해서 조금 손을 봐 드릴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경험이나 경력도 인사 담당 입장에 맞게 포장이 잘 돼야 하거든요. 멘토님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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