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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SM C&C · 홍보팀
약 6년 전
💬 멘티의 질문
전문학교를 자퇴하고 입대해 전역까지 4개월 남은 20대입니다. 20살 때부터 해 왔던 마케팅 쪽으로 취업을 하고 싶은데, 스펙도 부족하고 아무런 경력도 없습니다.


©Tammy Duggan Herd


무엇부터 시작할지, 아니 시작은 가능할지 희망과 자괴 사이에 하루에도 수 십 번씩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작은 조언이나마 부탁드립니다.

💬 정애지 멘토의 답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나이가 어떻게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24살 정도 되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위로가 될 진 모르겠으나, 저는 첫 취업을 28세에 했습니다. 그것 역시 인턴직에 계약직이었어요. 정직원으로 첫 취업을 한 것은 29살이었습니다.

저와 친한 옛 직장 동료는 31세에 인턴으로 직장을 시작했고, 32세가 되어서야 정직원이 됐습니다. 저 역시 제 인생은 실패라고 생각해 포기했었고,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24살에 휴학을 하고 25살에 복학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광고나 마케팅 쪽으로 취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학벌 좋은 친구들도 취업을 잘 못 하고 있던 때라, 저 역시 글렀다고 생각했지요. 멘티님이 제게 주신 고민의 첫 글자처럼 '망한 인생'이었죠. 그리고 정말 한심하게도 미친 듯이 아이돌을 쫓아다녔습니다. 

©Jez Timms

진짜 좋아한다면 무엇이든 경험이 됩니다

26살 때 우연히 경향 신문에서 주최하는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거기서 제 멘토님은 제가 아직 망한 인생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아이돌 따라다니는 것밖에 한 일이 없었는데 취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어요.

멘토님은 제가 아이돌질을 할 때 허투루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덕질을 하면서 팬 사이트를 운영하고, SNS를 만들어서 해외 팬들 자금 유치를 하는 등 제가 생각해도 특이한 일들을 많이 했었는데, 멘토께서는 그걸 이력으로 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취업할 때 그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여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그게 28~29살 때 일이었습니다. 늦게 취업을 했다고 제 인생이 망했을까요? 덕질에 빠진 인생은 망한 인생인가요?

©Kelly Sikkema
오히려 취업이 늦어 유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나이가 꽉 차서 취업했기 때문에 일머리가 다른 신입에 비해 있는 편이었거든요. 오히려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빠르게 승진했습니다.

망했다 싶은 순간을 기회로 만드세요

너무 조바심 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바심과 자책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고민해보세요. 저처럼 아이돌 팬질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좋아하는 일을 미친 듯이 파헤치다 보면 그 일이 어떤 기회를 열어 줄 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케팅이 좋다고 하신다면, 한 분야를 정해서 마케팅을 공부를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요즘에 성공한다는 젊은 마케터들은 대체로 그런 노선을 밟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분들입니다.

휠라매니아 김채운 님 
https://www.musinsa.com/?m=magazine&uid=11083

배달의민족 마케터 이승희 님 
https://brunch.co.kr/@lovebrander
김채운 님의 경우, 마케터는 아니지만 마케터로서 브랜드를 사랑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주셨기 때문에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한번 읽어봄 직한 내용이라는 생각에 공유해 드립니다.

진지하게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고민해보시고, 그것을 성실하게 따라가다보면 지금의 '망했다'싶은 순간이 기회의 창을 열어줄 거예요. 그 길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만, 자책하는 시간보다는 훨씬 값진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고민해 보시고, 또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감사합니다.

정애지 멘토
SM C&C · 홍보팀
마케팅/MD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2011년 다트머스대학 졸업 축사에서 꿈은 늘 바뀌기 마련이니 특정 직업이나 커리어 목표로 꿈을 정의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실패를 하고 실망을 해야만 비로소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이 보이게 되고, 그제서야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지요. 실제로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퇴출되는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케이블방송에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오히려 공중파에 있을 때 보다 더 큰 성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잉여, 루저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남들이 '한심하다'고 여길만한 일도 많이 저질러 왔으며, 이 순간에도 전공과 직업을 밥 먹듯이 바꿔가며 이렇다할 성공을 이루지 못한 채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결국 성공의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은 한번 쯤은 실패와 실망에 좌절해 본 잉여, 루저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은 무엇도 아니지만, 스스로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믿고 있고, 언젠가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성공을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매우 복잡한 방법으로 살아왔지만, 방향을 잃었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저는 저처럼 자주 흔들리고, 넘어지고,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절대로 자신을 포기할 수 없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멘토라는 이름보다는 서로 부족한 삶의 과정을 나누고 고민하며 함께 자랄 수 있는 공생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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