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지역 사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경영학과 3학년 학생입니다. 제대 후 유통업계에 관심이 생겨서 아르바이트도 최대한 유통업계로 하려 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유통업 안에서도 인사/재무/회계/경영지원/MD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가 존재하더라고요. 저는 유통업이라는 분야 자체를 좋아하거든요.
저는 인사/재무 쪽은 흥미가 없고 MD/마케팅 쪽에 마음이 가지만 워낙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는 분야라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물류 쪽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weerasak saeku
유통과 물류가 비슷한 분야긴 하지만 관련 기업과 직무가 조금씩 달라서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유통업 MD 직무를 잘해낼지 확신도 없고요.
현재는 물류 쪽에 집중하고자 유통관리사와 물류관리사 시험에 응시할 예정입니다. 유통이든 물류든 조금이라도 관련된 대외활동도 무조건 할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질문 드립니다.
1. 물류와 유통 두 분야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서로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유통업계에서도 물류분야를 두나요?
2. 제가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하며 어떤 스펙과 경험을 쌓으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3. 물류 쪽이 취업기회나 근무환경 등 여러 방면에서 열악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또한, 물류 분야는 주로 공대 출신들이 진출하나요? 저는 경영학과 출신인데 물류 관련 일을 하게 된다면 기업의 부품 같은 것들을 많이 알아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제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답변을 최대한 잘하고 싶어서 요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제 답변이 멘티님의 질문 의도에 부합하며 꼭 필요한 내용이길 바랍니다.
ⒸAndrey Savin
유통과 물류업무의 차이와 직무의 확장성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유통 관련 경력이 없습니다. 현재 제조업체의 물류 책임자로 근무 중이고 수출입 관련 업무 위주로 경력을 쌓아왔기에 제가 멘티님이 원하는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우려되지만, 그간 보고 경험했던 범위 내에서 답변하겠습니다.
유통과 물류의 사전적인 차이는 검색만 해도 알 수 있기에 별도로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실제 기업을 예로 들면, 유통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대학 교재에도 나오는 월마트를 꼽을 수 있고 물류 분야에선 페덱스/DHL 등의 기업이 가장 유명합니다.
유통의 최종 목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서 판매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증대하는 것입니다. 유통회사는 크게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뉩니다. 오프라인 기업은 보통 삼성물산, 코오롱, 이랜드, 유니클로 등의 패션기업/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이 있습니다. 온라인 유통 업체로는 쿠팡/위메프/11번가/옥션/지마켓 등이 대표적이죠.
앞서 언급한 회사들은 멘티님이 말한 바와 같이 MD나 마케팅뿐 아니라 인사/재무/ 영업/물류/IT 등 일반회사의 조직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유통 기업에서 물류담당자로 근무할 수도 있겠죠.
한편 물류는 CJ 대한통운/LG 계열의 범한 판토스와 같은 물류 전문기업을 제외하면 제조업/ 유통업/도소매업 등 다양한 업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류전문기업은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게 회사의 존재 이유겠지요.
우선 유통/물류 구분 없이 목표기업을 선정한 뒤 그 카테고리 안에서 물류 관련 직무에 도전하는 건 어떨까요. 구체적으로 목표설정을 해보라는 의미입니다.
하나의 산업 분야라도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막막하지만, 그 분야에 속한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정하면 멘티님이 준비해야 할 스펙이나 경력 등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그려질 것입니다.
유통기업은 특정되어 있는 반면, 물류는 IT 나 인적 자원만으로 유지되는 산업을 제외하고는 제조와 생산을 하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플랜트 제조업에서도 필요한 직군이니까요.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고민도 많이 되겠지만, 기업 평가/문화/급여수준/복지 등을 검토해 자신에게 적합한 회사를 선택지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방향을 추천합니다.
Ⓒjcomp
불안한 마음에 자격증을 취득하지 마세요
제 경우 유통관리사 자격증은 없고 물류관리사는 취득했습니다만, 솔직히 국내 자격증을 인정하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해서 스펙을 쌓고 싶다면 차라리 국제 자격인 CPIM(생산재고관리사)이나 CSCP(공급사슬망관리와 물류관리 국제공인 자격증)/CPSM(구매공급관리전문가)을 준비하는 게 취업에 훨씬 이득입니다.
앞서 열거한 기업들은 이런 국제자격증을 이력으로 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험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전부 영어라서 제한 시간 안에 이해하는 게 관건입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죠.
또한 이제까지 해온 아르바이트보다는 유통/물류 기업에서 1~2년 중장기 계약고용 형태로 실무경력을 더 쌓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향후 멘티님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면 이 편이 이력서를 쓸 때나 면접을 볼 때 더 도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성세대로 전락해버린 제가 취업수난기를 감내해야 하는 청년분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원해서가 아니라 막연한 불안함 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면 투자한 시간과 노력, 비용에 대비해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어떤 자격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이나 대안은 과연 없을지 충분히 고민한 후 결정할 것을 감히 권해봅니다.
ⒸHalfpoint
물류 분야의 근무환경과 비전
어느 부서/직무나 마찬가지겠지만, 취업 준비생들이 희망하는 기업, 알만한 기업, 대기업의 문은 좁고 중소기업의 문은 상대적으로 좀 더 열려있습니다. 물론 연봉이나 복리후생 수준은 솔직히 대기업을 따라가진 못합니다.
처음부터 이런 기업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작지만 탄탄하고 내실 있는 소규모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직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총 직원 10~20명 내외의 소규모 물류회사에서 시작해 그 이후 계속 외국계 기업에서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대 출신은 아니고 무역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이공계라면 산업디자인 학과가 물류와 연관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현재 함께 근무하시는 분이 토목 공학을 전공한 것을 보면 사실 전공은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공계 전공자가 ‘구매’ 관련 물류 업무를 맡게 된다면 제품의 원재료 특성/공법 등을 숙지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물류는 유통업에도 존재하며 인사/재무/IT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보다 훨씬 더 기회의 폭이 넓습니다. 다만 창고에서 지게차나 팔레트로 제품을 운반/보관하는 소위 몸 쓰는 일이 동반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물류 일을 조금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전문직으로 보는데 말이죠. 근무환경 또한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물류뿐만 아니라 구매관리까지 아우르는 SCM(공급망 관리)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우는 것이 향후 성장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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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능력을 쌓으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
여태 말한 것을 정리하자면, 물류는 많은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직군으로 근무 기회가 많습니다. 일단 물류 전문 기업에서 국내 물류 프로세스를 배워서 실무 능력을 쌓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면 앞으로 제조업/유통업/기타판매업 등으로 이직할 기회가 많아집니다.
다만 대기업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근무환경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또한, 사무직 업무와 현장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유통업계 물류담당자는 많은 일을 수행하지만, 급여 수준이 높지 않습니다.
물론 근무 여건과 당장의 급여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회사의 문화나 분위기도 중요하니 면접 기회가 되면 꼭 그런 요소들을 살펴보세요. 현재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지 못해도 향후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소 교과서적인 말로 전달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운 마음입니다.
제 답변이 충분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곧 멘티님이 바라던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기회를 잡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 있으면 또 질문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