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인터뷰] 11년차 HRDer가 바라보는 APAC 인재개발의 미래
인터뷰 원문 보기(Udemy 기업교육 자료실)허 건 (유엘솔루션즈코리아 HRD 담당자)IT, 제조업,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인사팀을 경험한 11년차 인재개발 담당자입니다. 현재는 한국 지사의 교육 전반을 리드하는 동시에,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각종 인재개발 프로그램도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11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산업분야를 넘나들며 HR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재개발 담당자가 있습니다. 그는 제조업, 컨설팅, IT등 다양한 산업 분야는 물론, 중견기업, 대기업, 외국계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에서 임직원들의 교육을 책임져 왔죠.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업무를 넘어, 직원들의 입장에서 역량개발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하는 열정적인 HRD담당자. 바로 허건님의 이야기입니다.현재 한국 지사의 교육 전반을 리드하는 동시에,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재개발 프로그램에도 협업하고 있는 그는 임직원들의 따뜻한 피드백이 있어 HRD 커리어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APAC 지역의 인재개발 사례들을 경험하며 예측한 HRD의 미래에 관한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일하고 계신 유엘솔루션즈에 대한 소개와 하고 계시는 HRD업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타인의 성장을 통해 나의 도약을 꿈꾸는’ 11년 차 HRD 담당자 허건이라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까지 줄곧 HR, 특히 인재개발(HRD) 직무로 커리어를 쌓아오고 있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유엘솔루션즈코리아(https://korea.ul.com/)는 글로벌 안전과학전문기업인 유엘솔루션즈(UL Solutions)의 한국지사로서, ‘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하여(Working for a safer world)’ 라는 사명 아래, 110개국 이상에 있는 고객에게 과학 기반의 시험, 검사 및 인증, 소프트웨어 자문 서비스, 위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저는 유엘솔루션즈의 인사교육(HRD) 및 조직개발(OD)을 담당하고 있는 Talent & UL University 팀 소속으로 근무하며, 한국 지사의 교육 전반을 리드하는 동시에,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각종 인재개발 프로그램도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 저의 직속 매니저는 인도 분이시고, 팀 동료들 또한 아시아권 각 나라에 흩어져 있다 보니, 글로벌 환경 속 매트릭스 조직에서의 업무를 경험하고 각 국가별 다양한 문화와 방식을 접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또한 글로벌 본사에서 제작된 각종 교육 컨텐츠와 커리큘럼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또는 자체 개발하여, 직원들의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 또한 저의 주요 업무입니다.💌 HRD로 커리어를 쌓으신지는 얼마나 되셨으며, 계속해서 HRD직무로 커리어를 쌓고 계신 이유가 있을까요?대학 시절, 국내 철강 대기업에서의 인재개발원 인턴십을 시작으로 글로벌 회계법인/컨설팅 펌, 외국계 산업용 장비 기업, 국내 바이오 의약품 CDMO 대기업을 거쳐 지금의 회사까지 약 11년 동안 HRD를 담당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외국계, 제조업/컨설팅업 등 다양한 조직과 산업군을 경험한 만큼, 다양한 문화와 교육경험을 만들어 왔는데요. 바쁜 업무 속에서 교육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을 조금 귀찮아 할 직원은 있을지 언정, 교육 자체를 싫어하거나 전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직원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는 ‘성장’의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는 이러한 직원들의 성장 욕구를 다양한 형태로 실현하고 이를 역량개발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게 돕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진행했던 교육이 실제 업무에 도움되었어요!’, ‘좋은 교육 준비해 주셔서 감사해요.’ 라는 직원들의 작지만 따뜻한 피드백이 HRD 커리어를 계속 이어 나가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다양한 산업을 거쳐오시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각 산업이나 회사마다 어떠한 역량을 배우며 성장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조직의 역량개발이라는 큰 틀은 같으나, 각 산업군마다 HRD 담당자로서의 역할과 요구되는 역량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제조업의 경우엔 대규모 인력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교육이 중요하고, 현장 근로자의 역량 교육이나 안전 교육이 핵심 과제입니다. 제조업의 특성상 실질적인 업무 성과와 연결되는 교육이 선호되기도 하고요. 때문에 프로세스 중심의 교육으로 효율적이고 체계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진행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바이오 산업은 제품 및 서비스가 생명과 직결되기에 정확성과 윤리성이 요구되고,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기술과 환자 경험,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 컨텐츠를 설계하기도 하지요. 뒤에서 말씀드릴 VR/AR 활용을 통한 의약품 생산 현장 시뮬레이션 학습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육이 업무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끊임없이 검증하며 직원의 참여와 인게이지먼트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반면, 회계법인, 컨설팅 펌, 과학인증기업 등 전문 경영 서비스 산업의 경우에는 비교적 규제가 많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컴플라이언스 및 윤리 교육이 강조됩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인적 자원’을 활용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고객중심의 사고 방식과 세일즈 역량개발, 커뮤니케이션 및 협상 교육을 기획/운영하며 성과중심의 교육 설계를 배웠고, 학습 프로그램이 조직의 신뢰와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현재는 APAC 지역과 인재개발 프로그램을 협업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업무에 있어 어려우신 점은 없을까요? 어려운 점에서부터 오는 고민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APAC 지역의 교육 프로그램을 협업하면서 한국과 다른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차이들은 단점이라기 보다는 서로 배우고 조율할 기회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강사가 주도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거나 일방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선호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많은 APAC 국가들은 참여형 학습, 토론 중심 학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문화에서는 강의 컨텐츠나 강사에 대한 비판적 피드백 제시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렇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국가별 참여도와 몰입도가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설계 단계에서부터 강사 주도형/토론형 방식을 적절히 구성하여 참여자들의 집중도를 높이고, 때에 따라서는 질문 시간을 미리 할당하거나, 익명 투표 등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 APAC지역 HRD담당자로서 갖추어야 할 마인드셋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무엇보다 ‘문화적 감수성에서 비롯된 균형감각’ 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HR전략과 트렌드를 이해하고 APAC지역에 맞게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한국의 문화적, 경제적 특수성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상하 관계와 결과 중심 문화가 강한 방면, 싱가포르나 호주는 협업과 프로세스를 더 중시하는 편이에요. 또한 한국에서는 묵묵히 교육을 듣는 자세가 일반적인 반면, 인도의 경우 참여형 토론과 적극적 피드백을 더 선호하기도 하지요. APAC 지역은 문화, 언어, 업무스타일이 매우 다양하기에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고 균형 있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이와 연결되어, 자연스레 다문화 커뮤니케이션 능력, 다시 말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력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국가에 속한 팀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기술이 필요하죠. 당연히 효과적인 글로벌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합니다.💌 처음 생각했던 HRD 업무와 11년차에 돌아본 HRD 업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 같으신가요?11년 차에 돌아본 HRD는 ‘교육 대상자의 니즈에 맞는 교육을 파악하고 디자인했는가’, ‘교육생들이 실무로 돌아가서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는가’ 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주니어일때는 단순히 교육을 준비하고 전달하기에 급급했다면, 현재는 조직의 관점에서 회사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올바른 교육 방식을 시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단순히 강사가 마이크를 잡고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전달식 교육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해요. 요즘의 HRD는 시뮬레이션 상황 설계, 각종 IT 툴 활용 등 직원들이 흥미를 갖고 업무 적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데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HRD 분야는 시대에 맞게 더욱 진화하고 있군요. 실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시킨 경험이 있으시다면 조금 더 자세하게 듣고 싶습니다.직원들의 흥미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이론 형태의 온보딩을 실습형으로 바꾸었던 적이 있었어요. 기존 신규입사자 온보딩은 이론을 전달하는 강의 형태라 흥미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실제 이 내용을 업무에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조직에 입사해 소속감을 느끼고 동기들과도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흥미와 업무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여, 실습과 경험 기반의 학습 프로그램으로 보완하였습니다. 사업장 투어, 조별 문제해결 활동, 팀빌딩 액티비티 등을 제공하여 One Team 마인드셋 함양과 소속감을 증대시키고자 노력하였고, 결과적으로 직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최근 최첨단 기술을 HRD에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HRD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I와 데이터는 HRD 업무에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개인화(Personalized) 된 학습 경험입니다. 일례로 Udemy와 같은 학습 플랫폼은 AI를 활용해 학습자의 과거 학습 이력, 관심사, 역량 수준 등을 분석하여 목표에 부합하는 강의를 제안하기도 합니다.뿐만 아니라 교육담당자로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곤 하는데요. AI를 활용하여 교육 자료를 신속히 제작하거나 다국어 번역을 통해 글로벌 조직에 적합한 컨텐츠를 제공하기도 하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활용하여 실제와 유사한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실습 중심의 학습이 가능하게 합니다. 이처럼 AI와 데이터는 HRD 업무를 단순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을 동시에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례를 말씀해주신 것처럼, APAC 지역에서도 이와 같이 HRD 분야에 기술을 활용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야기해주세요.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와 e-Learning 플랫폼을 활용한 직원 맞춤형 학습경험 제공일 것 같습니다. Udemy, Coursera, Linkedin Learning 등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을 사용해, 각 지역에 맞는 컨텐츠와 언어를 제공해 APAC 전역에 분산된 팀을 하나로 연결하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또한 각 나라의 직원들이 한 공간에 모여 교육을 수강하는 만큼, MS Teams, Zoom 과 같은 협업 도구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러닝을 활발히 구현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웨비나 및 실시간 학습 뿐만 아니라, 조별 Break-out Room 운영, 모바일 앱을 활용한 실시간 교육 운영 및 피드백 세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술을 도입한 후에는 어떤 효과가 있었나요?국내 바이오 의약품 기업의 인사교육팀에서 근무했던 당시, 의약품 GMP 공정 교육을 위해 VR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던 사례를 예시로 말해보겠습니다. 바이오 산업에서의 GMP 공정 교육은 무결점 생산과 직결되는 만큼 무척 중요한 교육 중 하나인데요. 이 때문에 당시 교육팀에서는 실제 생산 현장을 VR로 구현해 생생한 실습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VR 교육 프로그램으로 단순 시청각 교육이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신입사원들은 실무 투입 전 충분히 업무를 학습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들도 크로스 트레이닝을 하며 담당 업무에 대해 입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죠.보고, 듣고, 느끼는 ‘살아있는 교육’으로 임직원의 역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VR 교육 기법은 실제로 바이오 인재 양성 교육의 표준이 되었어요. 교육 프로그램에 기술을 도입한 사례가 점차 늘어난다면, 이 사례들이 모여 하나의 표준으로 정립되는 효과가 생길 것 같습니다.VR 기술을 활용한 교육 사례, 출처 : WEAR studio✨ 마지막으로 APAC 지역 인재개발을 경험하시며, 담당자로서 중요한 역량이나 스킬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아무래도 디지털 기술이 HR 전반에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저 역시 HR Technology(Analytics, AI 등)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직의 교육개발 니즈를 분석하고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People Analytics 과정도 수강하고 있고요.하지만 모든 것을 기술이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코칭과 멘토링의 영역인데요. 종종 직원들은 상호 신뢰와 멘토링에 기반한 학습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정확하지만 다소 차가운 ‘기술’보다는 다정하고 사람의 손때가 묻어난 교육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인 고충과 성장 목표달성을 지원하는 ‘코치’ 이자 ‘컨설턴트’로서의 역량을 갖추려고 합니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담당자를 넘어 직원들의 편에서 역량개발을 함께 고민하고 전략적 파트너로 역할을 하기 위해 성장하려고 집중하고 있어요.향후 HRD는 단순히 교육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디지털 기술의 이해, 조직 변화 관리 등의 고도화된 스킬을 요구하게 될 것 같아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복잡하게 변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 HRD 담당자들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학습 민첩성을 키워서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역량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조직의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적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