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술에 대한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
미래 기술에 대한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인류 문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수많은 이유 중 한 가지는 다가올 미래를 미리 짐작하여 준비하는 행위일 것이다. 현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는 백 만년이 되었다고 추정하지만, 가장 오래된 기록은 스페인에서 발견된 알타미라 동굴 벽화로 알려져 있다. 고고학계에서는 여러 해석을 하였고, 그 해석 중에 풍족한 사냥의 결과를 원하는 주술적 기원도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림 1)[그림 1] 알타미라 동굴 천정벽화 (출처 : 위키백과)기록이 없었던 고대 문명부터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형태와 방법은 다르지만, 늘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려는 시도는 지속되어왔다. 14세기 중세 유럽 인구의 1/3인 2억 여명을 사망하게 한 페스트가 발발하기 전까지는 우연(Coincidence)과 기원(Pray)을 주된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하였다면, 이후 문명 관점이 신으로부터 인간으로 바뀐 르네상스로 접어들면서 자연의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해석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철학과 인문학 발전에 집중되기 시작되었다. 르네상스를 거쳐, 과학 기술 발전 가속의 기폭제가 된 18세기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인간 역사상 유래 없는 발전 속도로 이어져오고 있다. 기술 발전속도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지만, 1965년 페어차일드 연구원이었던 고든 무어(Gordon Moore)가 발표한 무어의 법칙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컴퓨터의 성능은 일정 시기마다 배로 증가하며,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무어 뿐만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세상이 매우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음을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노력으로 수많은 방법과 학문이 발달해 왔다. 필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효율적인 툴로서 수학적 기법인 "통계/확률"과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의 태도를 꼽는다. [1-5]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미래를 창조하는 방법 또한, 무수히 많지만 본 칼럼에서는 `21년 1월 11~14일에 개최된 CES란 약어로 잘 알려진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소개하고 미래 대응법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1924년 Radio Manufacturers Association 주최로 조직되어, 첫 번째 행사는 뉴욕시에서 1967년에 개최하였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연례 행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금년도는 Covid19 영향으로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다보스포럼으로 잘 알려진 World Economic Forum은 금융의 관점으로 미래를 진단하는 Think Tank(두뇌집단)이라면, CES는 기술 관점으로 미래를 진단하는 Think Tank로 그 역할들을 다하고 있다. (그림 2) [6][그림 2] 2016~2021 CES 주요 동향 (출처 : [한국경제] 전략기획자를 위한 CES2021 스페셜리뷰)한국 사회에서 AI와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은 2016년도 초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으로 폭발적으로 집중되었다. 이러한 관심은 2020년도 CES 행사에 총 161개국 4500여개 업체 중 한국은 390여개 참가로 미국 1933개, 중국 1368개 다음으로 많은 수가 참가함으로 보여줬으며, 미래 기술 선도에 앞장서도 있다. 특히, 현대차 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님께서 직접 참가하여 스마트 도시와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청사진을 발표하였다. (그림 3)[그림 3] CES2020에서 발표한 현대자동차의 미래도시 계획 (출처 : HMG journal)폭발적인 관심이 시작된 2020년도였지만, 2021년도 CES는 아쉽게도 Covid19 때문에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되어 진행되었고, 참가기업이 예년에 비해 반정도인 1,951개로 감소되었다. 이에 따라, 각 참여기업은 물리적인 경험에 제약을 받게 되고 온라인 발표로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참여자 또한, 참가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할애하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직접 가지않고, $149라는 저렴해진 참가비로 각자 편한 장소에서 온라인에 접속만으로 행사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CES에 참가하여 신기술을 발표하기 앞서 행사 플랫폼이 변화된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가장 먼저 오프라인 행사에서 온라인 행사로 변함에 따라, 라스베이거스 현지 오프라인 플랫폼 경제가 파괴(Disruption) 되었다. CTA 보고에 따르면 매년 초 CES 행사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이 약 4,000억원 발생된다고 한다. 또한, 직접적으로 참가하는 기업의 참가비로만 400억원과 참여자를 위한 부스 비용으로만 100억원 등이 창출된다고 한다. 이외 추산하는 경제적 가치는 1조원 이상이라고 평가한다. [출처 : 링크팩토리 이형주 이사, 한국경제 주최 CES2021 세미나]세계(경제, 기술, 문화, 교육 등)는 Covid 전후시대로 구분될 것이다.그림 2에서 보여준것과 같이 주요 키워드는 4차산업 혁명에 발맞추고 있는듯 하지만, 실제 CES 2021행사와 해석에서 예년과는 다른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주요 키워드에서부터 그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각 기업에게 할애된 평균 30여분인 발표에서 CES행사 목적인 신제품과 기술 소개가 주요 흐름이었지만, 그 내용에는 Environment(환경), society(사회)과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 등과 같은 단어가 많이 들렸다. 따라서, 발표 내용과 형식면에서도 당연한 변화가 보였다.→ Environment : 인간은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지구를 파괴함으로써 그 자신도 멸망할 것이다. – 알베르트 슈바이처먼저, 환경의 변화는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다 이해하고 있는 Covid19 팬데믹이다. Covid19로 인한 환경변화는 2020년도에 이르러 대두되었지만, 환경문제는 비단 최근만의 이슈는 아니었다. 인류 발전에 따른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었다. (그림4) [7] 하지만,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 팬데믹 상황까지 오게 되어서야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더 강하게 짚게 되었다. 필자는 현재 모든 변화의 주요 원인은 환경오염이고 Covid는 기폭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CES에 참가한 기업 대부분은 탄소규제에 관련한 혁혁한 성과가 있음을 발표하였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AI와 Smrat Factory로 제조효율 증대(저에너지 투입/생산성증대)와 저에너지 투입과 재활용 기술로 탄소저감을 성과로 보여주었다.[그림 4] 네셔널지오그래픽 2018년 6월호 표지사진 (한국어 버전 제목 플라스틱의 역습)→ Society : 초개인화(Hyper Personalization)되는 사회팬데믹 이전 사회에서 오프라인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즉, 필자의 경우에는 2020년도 한국 CES 관계자분들과의 권유로 2021 CES 참가를 위해 사비와 개인 연차를 할애할 것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전면 온라인 진행에 따라서 개인이 할애 했어야만 할 사항이, 행사장 시차로 인한 퇴근 후 참석으로 변화되었다. 또한, 영어 사용이 그리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기조강연에서 제공되는 번역 스크립트와 제공된 영상을 보는 동시에 부족한 정보를 찾기 위한 인터넷 검색을 병행할 수 있는 점은 내용 이해에 가속 효과를 부여해줬다. 또한, 다시 보기가 가능함에 따라 동시간 혹은 지난 영상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에 행사 참가 기업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매우 용이했다. 하지만, 단점 역시 장점과 같은 사유로 발생하였다. 아무리 이성적인 인간일지라도 오감과 오감에 기인 혹은 벗어난 육감으로 이해와 판단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는 오감 중 촉각과 후각, 미각을 제외한 시각과 청각만으로 이해와 판단을 해야만 했다.예를 들어, LG 디스플레이 가상 전시관에서 선보인 55인치 투명 OLED 에 대한 제품 성능 의구심이었다. 필자는 재료공학을 전공하면서 본의 아니게 재료의 광학/전기적 성질에 대해서 연구한 경험이 있기에, 투명 패널의 난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해당 기술의 실현에 대해서는 매우 인상깊게 보았지만, 실제를 볼 수 없고 (불투명) LCD 모니터 너머로 보는 신기술은 그저 컴퓨터 그래픽인 듯한 인상도 동시에 받았다. (그림 5) 분명히 엄청난 기술을 개발했고, 발표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감 체험이 불가능한 온라인 상에서 모니터란 필터를 통해 들어온 시각적 정보는 합리적인 이해와 판단을 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 즉, 필자는 사회활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기반이 되어야 하는 이해와 타협 과정에서의 “정보전달 수단 변화”가 사회의 존속에 변화를 일으킨 신호탄이라 해석한다.이러한, 사회 구성원간의 정보교류 단점과 맹점이 명확하지는 상황에 맞춰, 효율적인 정보전달을 위해서 당연하게 AR과 VR기술에 대한 기술공급도 주를 이루었다. 특히, "Home&Office-ware (업무를 위한 컴퓨팅 Hardware, Software에서 파생된 보조기구) 라는 신조어가 통용되기 시작하여, 온라인에서 정보를 공유할시 결여될 수 있는 정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들이 소개되었다. 이와는 반대로, 팬데믹 상황이 끝나게 됨에 따라, 오프라인에 대한 조심스러운 회귀를 위해, 드론과 자율주행과 같은 이동수단에 대한 기술도 소개되었다. 특히, 삼성에서 발표한 Digital Cockpit은 전자제조업계에서 기계제조업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제안하는 이동수단 모듈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로 이해되었다.[그림 5] LG Display 55인치 투명 OLED→ Sustainability : 기업 철학과 윤리에 대한 재고많은 기업들이 CES2021에 참가하여 제품과 기업홍보를 많이 하였다. 필자 역시 일주일간 관심있는 기업들의 강연과 홍보를 듣고, 동시에 한국CES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행사에 대한 리뷰와 재해석을 들으며 기술 발전에 대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기회로 통찰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행사가 시작되기전에 가장 관심이 있었던 회사와 기술은 리사 수 박사의 AMD CPU였었다. 지능-정보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반도체들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배경지식으로 가지고 마이크로 소프트 기조 강연을 보게 되었을 때, CES2021 행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접하였다. [그림 6] CES2021기조연설 (마이크로 소프트 브래드 스미스 사장)기술에는 양심(도덕성)이 없습니다.마이크로 소프트 스미스 의장은 30여분간 이 시대에 기술 기업이 가져야 할 철학을 발표했다. (그림 6) 사전적 의미의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조직단위인데, 시대가 변함에 따라 국가/정치에서 고려할 법한 범세계적인 윤리에 대해서 언급을 했다. 산업혁명과 역사를 함께하며, 제품의 기능향상과 대량생산으로 시계 자본의 양과 질을 일선에서 성장시켜왔던 기업이 환경과 사회,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중한 재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때, 마이클 샌델의 정의 열풍에 한국을 방문한 샌델 교수는 한국에서 특히 많은 관심을 줌에 놀라워하며, 관심만큼 성숙한 국민성이지 않겠느냔 말을 했었다. 필자는 도서를 찾은 대부분의 지식인은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 대해서 보편적 정의를 찾아 보고픈 희망을 찾아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8, 9] 사회적 정의에 대한 철학과 인문학적 고찰을 할 정도 현 사회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미래는 금융 주도형 자본주의가 쇠퇴하고, 기술 주도형 자본주의로 전환될것이다.금년도 CES2021 행사와 여러 전문 분야의 재해석을 보면서 이해한 주요 시사점은 “합리적으로 성장해 가는 세계” 이다. 유명한 행사에서 보여지는 현상 뿐만이 아니라, 세계 사회 전반적으로 Top-Down 질서에서 Bottom-up 질서가 공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국가적 제도와 기업의 공급에 의해 개인의 삶에 범위가 한정되지 않고, 개인의 수요가 국가적 제도를 변화시키고 기업의 공급망을 변화시키고 있다. [10] 인류 문명이 기록되기 시작했던 과거 역사를 되짚어 보면, 개개인은 국가나 혹은 대조직이 만든 시스템 내에서 선택을 하던 시대였었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개개인의 능력을 보여주고 상위 조직으로 적용할수 있는 기술과 기회들이 창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의 생활은 지구 공전주기에 따른 반복되는 패턴에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발생의 연속선상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최근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과거에 대한 향수가 급증하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요구가 사회에 투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으로는 분명 과거보다 살기 좋아진 현재이지만, 너무나도 빠르게 성장한 문명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개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현재까지 축적된 정보를 취득하기만으로도 매우 벅찬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고 시대의 흐름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또한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대응으로 이렇다할 대응법을 남기기에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대립되는 사자성어 둘의 곱 표현을 조심스레 남겨본다.합종연횡 (合從連衡) × 각자도생(各自圖生)참고문헌[1] 제러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민음사, 1996 (한국어판).[2] 김태유 외 1명, 패권의 비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7.[3] 나카오 마사유키, 실패 100선, 21세기북스, 2009.[4] 조던 엘렌버그, 틀리지 않는법(수학적 사고의 힘), 열린책들, 2016(한국어판).[5]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 경영 바이블, 청림출판, 2006 (한국어판).[6] 클라우스 슈밥,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2016 (한국어판).[7]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2011 (한국어판).[8] 마이클 샌델,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 와이즈베리, 2014 (한국어판).[9] 마이클 샌델, The Try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와이즈베리, 2020(한국어판)[10] 김대식 외 4명, 초가속, 동아시아, 2020.[11] CES2021 주요 강연 다시보기 Youtube 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