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디자이너 인터뷰 - KEIS 한국고용정보원, 2018
KEIS: 한국고용정보원 직무중심채용 인터뷰 (2018.4)
Illustration Kyuri Kwon
공공기관을 필두로 NCS, 직무중심이란 단어가 채용시장에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취업을 위해 토익이나 자격증 취득에 몰두하던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낯선 단어입니다. 따라서 직무중심 채용을 실시한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합격한 입사자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채용방식의 변화와 채용비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직무에 대한 이해와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카카오프렌즈에 합격한 권규리 씨를 만나봅니다.
카카오프렌즈는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지닌 라이언, 무지, 어피치, 프로도, 네오, 튜브, 콘, 제이지 캐릭터를 가지고 문구, 리빙, 토이, 패션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사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 2015년 6월 다음카카오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카카오프렌즈는 강남과 신총 등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이 회사는 채용시 학점이나 영어점수보다는 직무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중심으로 직원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합니다.
현재 카카오프렌즈에서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카카오프렌즈 문구류를 중심으로 상품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펜, 노트, 메모지 등 베이직 문구류를 기본으로 가정의 달, 크리스마스 등 테마에 따라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로 카카오프렌즈의 5월 테마인 ‘프렌즈가든’에서는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들이 가든에서 농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모습 등을 담은 지갑, 가방, 앞치마, 노트 등의 상품디자인에 참여했죠. 테마에 대한 결정은 MD가 하지만 실제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면서 테마를 구체화시키고, 디자인을 하고, 실제 제품이 나오는 데까지를 전부 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MD가 ‘보타닉’이라는 큰 테마를 확정하면 브랜드매니저들이 메인컬러를 진한 초록으로 할지, 연한 초록으로 할지 결정하는 일부터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각 캐릭터들의 동작과 표정, 옷 등을 테마에 맞게 개발합니다. 그리고 테마에 맞는 캐릭터와 소스들을 활용해 머그나 인형, 문구류 등을 함께 디자인합니다. 디자인이 완성되면 제품 제조 협력사에 샘플을 요청하고, 샘플이 나오면 수정 및 보완하는 일을 합니다. 그렇게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제품을 완성합니다.
카카오프렌즈에 입사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생 때 세 번째로 인턴을 한 회사였습니다. 카카오프렌즈가 카카오에서 분사하며 처음 뽑는 인턴으로, 저는 BX디자이너(Brand eXperience, 사용자에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디자인)분야에 지원했습니다. 인턴십 이전부터 카카오라는 회사가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인턴 채용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가슴이 떨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입사지원을 결정한 이후 입사과정을 위한 정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디자인 분야였기 때문에 서류전형 때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프렌즈에서 처음 인턴을 모집한 경우였기 때문에 관련된 정보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게 놀라웠던 것은 포트폴리오 및 이력서가 완전한 자유형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정보를 얻기보다는 제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어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려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밤을 새우며 제가 대학 때 했던 과제나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들을 정리하면서 서류전형을 준비했고, 그 이후의 면접과정 역시 특별한 정보 없이 임했던 것 같습니다.
직무와 관련해 정보를 얻은 기관, 사이트, 책, 모임 등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편이라 친구나 선배를 통해 정보나 직무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동아리에 들어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였습니다. 편집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등 각자의 관심 분야가 있었기에 공모전이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기업의 인턴십 등에 대한 정보교환이 활발한 편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포털의 스펙업, 독취사 등 온라인 취업카페를 이용했습니다. 공모전이나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 인턴십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각 회사마다 특색 있는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카카오프렌즈의 채용과정에서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다른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서류전형-실무진 면접-임원면접-채용의 과정을 거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기업은 인적성을 보기도 하고요. 현재의 카카오프렌즈는 서류전형-티미팅-실무진 면접-온라인 인성검사-임원면접-채용으로 진행됩니다. 티미팅은 지원자가 서류전형에 통과한 후 회사와 사전에 티미팅 약속을 하고 회사 카페로 오게 됩니다. 카페에 도착해 지원자가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실무진이 다가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건넵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지원자의 성향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프렌즈 채용과정 중에 온라인 인성검사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과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티미팅을 통해 서로를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 직장에 근무하는 입장으로서 티미팅을 위해 오신 지원자분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캐주얼한 복장의 직원들과 달리 지원자들은 좀더 정장을 하고 오셔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웃음)
(+ 채용 프로세스는 채용 시기에 따라 현재까지 매우 유동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직무 관련 경험이나 능력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대학교 동아리 활동 및 공모전,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를 통해 직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취업하거나 창업하신 학교 선배님들의 요청으로 CJ, 하이트진로, 현대자동차 등에서 외주 형식으로 아트소스, 일러스트 개발 등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또 하나는 라인플러스의 이모티콘 공모전을 위해 캐릭터를 그린 경험도 있습니다. 카카오프렌즈에 포트폴리오를 낼 때 그려두었던 이모티콘 캐릭터들을 업그레이드하여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기억이 납니다. 모바일 목업에 제가 그린 캐릭터를 넣어 컨셉디자인을 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평소 캐릭터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고 작업한 경험도 있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또, 동아리 활동을 하며 편집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경험을 쌓았고, 이를 통해 편집디자인 툴을 싸용하여 카카오프렌즈에서 다이어리와 캘린더 상품을 만드는 일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내부적으로 ‘다이어리를 만들어보라’ 고 했을 때 편집디자인을 직접 하지 못했더라면 외주를 찾는 등 대안이 있었겠지만, 대학 때 경험했던 스킬적인 부분들 덕분에 직접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학부 때의 직무 관련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채용과정이나 실제 입사 후 업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카카오프렌즈에서는 서류전형, 티타임 이후 면접과정이 진행됩니다. 어떤 분위기인가요?
제 경우에는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무진 면접 때에는 카카오프렌즈 스토어에서의 아쉬운 점을 물으셨는데, 제 대답은 ‘골프용품을 왜 판매하는지 잘 모르겠다’ 였습니다. 고객이 살 것 같지 않다고 솔직히 말씀드렸죠. 그러나 실무진 분께서 웃으시며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수요가 분명 존재한다고 하셨습니다. 선물 용도로 구입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다고 하시면서요. 또한 당시 제가 서류전형에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보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표지에 숫자로 저를 표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영어점수와 학점 등을 넣었었는데 실무진 분께서 하하 웃으시며 학점은 왜 넣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은근히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는데, 실무진 분들은 저를 판단하시기에 학점이나 영어점수를 무조건적인 기준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편안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솔직한 질문과 답변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임원진 면접은 대표님, 이사님, 인사팀 직원과 3대 1로 진행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나 인턴과정을 통해 직무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평가가 완료된 시점이었기에 면접에서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나 인성 위주로 저를 파악하신 듯 합니다.
입사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인턴십은 1,2차로 2개월씩 총 4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상품디자인과 공간디자인을 하면서 당시 오픈 준비를 하던 강남과 홍대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동선 등 실내인테리어나 등에 대한 회의에 참여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제 의견에 귀기울여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강남플래그십이 오픈했을 당시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감성적인 글을 함께 써서 상품을 홍보하는 ‘스토리형 POP’를 제작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채용을 위해 마지막으로 대표님 면접을 앞두고 저를 조금이라도 더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대표님 일정으로 면접일이 조금 미뤄져서 그 시간 동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인쇄소에서 책자로 제작했습니다. 포트폴리오에는 제가 이전에 했던 작업을 포함하여 카카오프렌즈 인턴십중의 작업들을 담았습니다. 그렇게 면접에서 대표님이 제가 인턴 때 했던 디자인 중에 어떤 게 좋았다고 말씀하시자마자 포트폴리오를 꺼내서 제가 업무를 보여드리며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를 대표님께 드리며 간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저를 어필하기 위해 준비를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냈고 기억에 남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합격 후에 돌이켜 볼 때 ‘이 부분은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중학생 때부터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했고, 웹툰도 그리고, 광고 아트소스도 만들어오다 보니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이것저것 조금씩은 할 줄 알고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제 포트폴리오를 보았을 때 ‘일러스트도 그리지만 편집디자인도 가능하네? 컬러도 쓸 줄 아네?’등의 평가를 하시면서 어떤 일을 시키든 어느 정도는 할 줄 안다고 생각하신 듯합니다. 예를 들어 편집디자인만을 할 사람을 뽑는 기업이었다면 그 직무에 더 특화된 사람을 채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프렌즈에서는 어떤 인재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인턴십을 통해 정규직이 되었지만, 사실 정기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일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주로 인턴 또는 경력직으로 채용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턴과정을 통해 계속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평가한 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인턴기간을 통해 직무능력을 확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처음부터 신입사원에게 매우 뛰어난 직무능력을 요구하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오히려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해 보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하나를 상대적으로 깊이 있게 할 줄 알지만, 다른 것도 조금씩은 모두 할 줄 아는 T자형 인재를 선호합니다. 그런 사람을 모두 항상 기다리시는 느낌이 듭니다.
입사 전 카카오프렌즈를 선택한 결정요인에 비추어 입사 후 그 부분에 대한 평가는 어떠신가요?
회사가 추구하는 것이 ‘즐거움’ 입니다. 그만큼 분위기가 즐겁고 자유롭습니다. 카페에는 음악이 나오고 아침마다 시리얼과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등의 재미있는 복지가 있습니다. 또 일에 욕심이 있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일할 수 있는 편이라 이런 부분에서는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회사 내 연차가 높은 분들일수록 글로벌 기업에서 오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하며 직, 간접적으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아 제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입사 전에 생각했던 해당 직무와 입사 후 직접 경험한 직무는 어떤가요?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나 좋은 점이 있으신가요?
아쉬운 점은 더 직급 체계가 있는 회사에 갔더라면 아주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배웠을 수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제 스스로 대부분의 일을 마무리해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리더는 계시지만 스스로 배우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면 스스로 조금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요. 반면에 제가 한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굉장히 빠르고,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는 점은 좋습니다.
직무 중심으로 입사를 준비했던 선배로서 후배 구직자 분들께 조언해 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디자인 직무에서는 포트폴리오가 아무래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시도도 좋지만, 억지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이 해왔던 작업들을 모아서 보면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보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캠핑이나 여행 관련 작업물이 많았고 색감도 화려했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프렌즈 지원 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생동감 있게 구성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당시의 제 포트폴리오 그대로 중공업 회사에 지원했더라면 합격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카카오프렌즈처럼 제가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로 지원하기에 알맞은 회사가 있었습니다. 어떤 회사에 억지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맞추려고만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또 하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이전의 작업물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재작업하여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여야 하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아쉽지 않도록 최대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업무능력 향상 등을 위해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지난해에는 다이어리를 만드는 업무를 거의 9월 경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초여름쯤에 시작해 더욱 퀄리티 있는 다이어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또 외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시야가 넓은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Company: Korea Employment Information Service
Interviewer: Juhee Kim
Original Link: https://bit.ly/2nC7X0y
http://kyuri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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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hYwASn6i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