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사원에게 말해주고픈 불편한 진실(1)
(아래에 서술하는 이야기들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이고 특수한 경험에서 비롯합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적어봅니다.)
회사는 우리를 성장시켜주지 않는다.
저 역시도 그랬고, 많은 분이 회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계발"이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경영학에서 인사 쪽 과목을 들으셨거나 혹은 인사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이 문장에 동의하지 않으실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우리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켜주지 않습니다. 그때그때의 팀 내 상황에 따라서, 그 순간의 임원진의 판단에 따라서 우리는 배치됩니다. 우리가 꿈꿨던, 하고 싶었던 업무와 전혀 거리가 먼 업무를 하게 될 수도 있고, 다른 직무에 비해서 성장하기 힘든 업무를 담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대기업에 입사하셨다면, 기존에 생각해보셨던 것과 달리 엄청나게 파편화되고 분절화된 업무 R&R을 만나게 되실 것입니다.
(R&R이란 Role & Responsibility로 업무 역할과 책임을 의미합니다.)
기존에 회사 내에서 오랫동안 진행하던 사업이나 서비스를 담당하게 되신다면, 오랜시간동안 구축되어온 프로세스를 파악하는데에도 벅찹니다. 때때로는 이 업무는 A팀에서 하는 것이 더 적절해보이는데 B팀에서 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비효율적으로 업무가 전개되고 있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기존에 하지 않던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될 경우에는, 유관부서와 끝나지 않는 R&R 회의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도무지 움직이려하지 않는 유관부서들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KPI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일만 추가로 생기고, 심지어는 해보지 않은 일들이라 리스크도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회사 업무만 하는 것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합니다. 이러한 루틴한 업무들, 혹은 유관부서들과의 끝없는 협의가 바로 요즘 신입사원들을 퇴사로 이끄는 범인들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갓 입사한, 아직 대리도 달지 못한 우리가 회사를 바꾼다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텐데. 현실적으로 우리가 택해야 하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R&R에 따라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 내 것을 찾아야 합니다.
회사가 지시하는 업무가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키고, 기록해야 합니다. 신입사원의 입장에서 당장 메인 프로젝트를 맡을 수는 없습니다. 기획자로 입사했는데 다짜고짜 개발업무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회사 내의 다양한 자료를 보고 관련 업무를 습득할 수는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담당자들에게 문의하여,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현재 성과는 어떠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회사는 우리를 성장시켜주지 않습니다.
때문에, 팀에 계신 팀장들이나 선배님들이 시키는대로만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그들 중 몇몇 분들은 그분들이 회사생활하실 때의 기준으로 조언해주실 것이고, 그들 중 몇 분은 신입들이 그저 시키는 일들, 소위 말하는 허드렛일들을 다 가져가길 바랄 것입니다.
정말 운 좋게도 좋은 분들을 만나서 우리를 성장시켜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행운일 뿐입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의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