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직. 경력을 버리고 또 다시 신입 사원으로!
젊고 패기 넘쳤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고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저는 그냥 고작 ‘2년 반 경력이 뭐 대수겠나’ 싶었죠. 물론, 이직 후에 그 짧은 경력으로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스스로 칭찬할 만큼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 남겨 봅니다.
1. 첫 이직이었는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뭔가요?
이직을 고민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건 '연봉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 정도 고민을 거듭하면서 다행히도 연봉은 우선순위에서 조금 뒤로 밀리더라구요. 이 외에도 근태, 복지, 사람, 자아실현 등 많은 부분이 고민됐었지만, '사람'이라는 가치를 가장 중요하다고 결정하고 사람하고 가장 밀접한 '영업'으로의 직군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당시엔 이직에서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한지 명확히 알지 못했고, 이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도 주변에 없었던 것 같아요. 헌터 등 특정 목적을 가지고 연락해 오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진정 저를 위한 조언은 없더라구요. 결국 스스로 도전적인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돌아보면 당시에 고민하던 시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죠.
2. 경력을 버리는 데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아쉽다기보단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것 같아요. 일반적인 이직이 아닌 터라 주변 시선을 많이 받았고, 더 성공해야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었던 것 같습니다. 2년 반 경력을 버리고 정말 해보고 싶던 '영업'을 위해 또 다시 신입 사원으로 시작하는 경험은 걱정이나 아쉬움보다 설렘이 더 컸습니다. 한 번 겪어봤던 직장 생활이라 두려움도 훨씬 덜 했구요. 이직 때보다 오히려 두 번째 회사인 IBM에서 생활하다보니 경력에 대해 아쉬운 점이 조금씩 커졌고, 이에 다음 이직 때는 모두 보상 받겠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울 수 있었죠.
3. 마케팅에서 영업으로 직군을 변경하고 후회되는 점은?
전혀 다른 직군으로 이직한 거라서 후회라기보다는 비교 불가능한 새로운 경험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죠. 이겨내기 좀 더 쉬웠던 이유는 제 성격상 뒤에서 지원하는 일보다는 전면에 나서서 뛰는 일이 맞았기 때문입니다. 단, 내외부적으로 너무 많아진 '술자리'로 건강이 염려될 정도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 땐 정말 이렇게 사회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으로 돌아보면 '사람'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아주 단순한 개인 철학에서 시작해 본 일이 '영업'인데, 막상 하다보니 기존의 통념을 깰 수 있는 기회들도 많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힘들었는지 질문한다면, 그 어떤 경험보다 힘들었던 것 같네요^^
4. 조언 한마디
어떤 전공을 했든, 정말 안타깝게도 사회에서는 거의 신경쓰지 않습니다. 아주 특수한 조직들, 예를 들면 연구 조직 등은 간혹 고려하기도 합니다만, 그것도 석사 이상일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회사 가면 다 배운다'고 얘기하면서 면접 때 실무 경험을 물어보는 아주 아이러니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이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니 여기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전공의 영향도가 이렇듯 적다보니, 취업 혹은 창업 때 전공에 얽매여 결정하면 좀 더 빠른 후회가 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건 아주 멀리서나마 느끼고 있으나, 그럴수록 내가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 '왜' 이 회사와 직군을 선택했는지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그런 고민이 선제되어야 면접 때 설득력도 생기고, 사회 생활 이후에 스스로도 '성취감'을 찾을 수 있게 될테니 말입니다.
지금 당장 일자리 구하기가 힘드실 수 있습니다. 이번 고비를 넘기면 바로 다음 고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삶이죠. 이럴 때일수록 '보이기 위한' 결정보다는 심도 깊은 고민 뒤 '스스로에게 맞는' 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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