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직장과 상사에게 얼마나 만족하세요?
"언니~!"
라고 부르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고.. 저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사실.. 많죠. 이곳 싱가폴에서 한국 분들을 만나면 제가 제일 연장자이고.. ㅜ.ㅜ, 블로그에도 커리어에 대해 주로 글을 쓰다 보니 제가 조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보다 사회생활도, 싱가폴 생활도 훨씬 오래 하신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제가 하는 일, 직장과 상사에 대해 물어보셔서 솔직히 말씀드렸죠.
"제 보쓰요? 그분은,
리더쉽,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력, 문제 해결 능력, 시간/스트레스 관리 능력 등을 두루 갖춘 데다,
겸손하고 유머러스하기까지 하셔서 존경심이 마구 솟아나구요,
아랫사람에게 일을 믿고 맡기고, 어려운 순간에 수퍼맨처럼 등장해서 코칭하거나 도와주는 그런 분이에요.
저도 될수만 있다면 그분처럼 되고 싶어요."
(제 블로그 구독하시는 분들은 이미 보쓰에 대한 제 사랑을 아실 테지만요.)
"저희 회사는,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이 제공되고, 커리어 전환이나 글로벌한 기회도 열려있는 편이고,
무엇보다 기업 윤리와 문화가 단단하고 곧은 데다,
다양성과 형평성이 잘 보장되는 편이에요."
그랬더니 그분 왈, 이렇게 자기가 일하는 직장과 보쓰에 대해 칭찬만 줄줄이 늘어놓는 사람 처음 봤다고.
심지어 상사를 증오하거나, 그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사람도 주위에 여럿이라고 하셨어요. 근무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연봉, 체계, 문화 등 여러 가지 불만이 많다구요.
그러고 보니, 제 주변에서도 회사와 보쓰 때문에 괴로워하는 친구들이 꽤 있기는 하더군요. 이미 경력이 10년 이상인 친구인데도 직장 상사 때문에 열폭하거나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회사의 의사결정으로 이직을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왜 내 보쓰와 우리 회사에 대해 이렇게 초긍정 코멘트가 술술 나오는 걸까.'
'내가 너무 욕심이 없는 걸까요?
'아님, 무조건적 긍정주의자라 세상이 아름답고, 직장도, 보쓰도 사랑스럽고 그런 걸까??'
'그것도 아니면, 진정 내 보쓰가 퍼펙(perfect)이고, 울 회사도 베스트 인 걸까??'
항상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고, 일 벌이는 걸 좋아하는 걸 보면 저는 욕심이 없지 않구요.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을 해온 건 맞지만, 지금도 종종 사서 걱정을 하기도 하니, 저는 무한 긍정주의자도 아닙니다.
그리고 저도 제 직장과 보쓰에게 약간의 아쉬움은 있답니다.
그럼, 제가 많은 사람들과 다르게 보쓰와 직장에 만족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요?
제 결론은 이랬습니다.
다양한경험을통해'나 자신'과 '사회'에대해 '잘' 알게 되었고,그로 인해 '감사'할줄알게 되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피할수없으면즐기고, 즐길수없으면그원인을해결하려는노력을해서즐길수있게해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했기 때문이에요.
쉽게 말하자면,
어딜 가나 진상은 있기 마련이에요. 그런 진상급 인간이나 직장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보면서 어느 정도의 맷집과 함께 그들과도 일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나와 맞는 사람과 환경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죠. 물론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도 생겨서 너무나 이상적인 것을 기대해서 실망하지도 않습니다.
어찌 보면 남녀관계와도 비슷한 거 같아요. 부모님의 무조건적 사랑에 길들여졌다가, 남자(여자)라는 인간을 만나게 되는데 별별 인간이 다 있죠. 짧게 또는 길게, 가볍게 또는 진지하게 다양한 형태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관계’ 와 ‘사랑’이라는 걸 해보면서, 환희, 행복, 슬픔, 분노, 평온 등의 감정을 겪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해, 양보, 인내, 배려, 용서 등 살면서 꼭 필요한 감정(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남자(여자)를 좋아하는지, 어떤 이가 나랑 잘 맞는지, 어떤 환경에서 내가 그와 함께 행복한지를 점점 희미하게 그리고 뚜렷하게 알게 됩니다.
저는 알바, 인턴, 계약직, 정규직을 막론한 다양한 고용형태로 대학교 시절부터 국내 중소/대기업, 공기업, 외국계 중소/대기업에서 근무하고 현재 해외에 있는 글로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내가 어느 형태의 기업과 궁합이 맞고 안 맞고를 구분하는 능력은 이 과정에서 확실히 생겼죠.
악마인지 인간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보쓰, 너무 얄미워서 흠씻 두드려 패주고 싶었던 동료,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디서 배운 건지 모를 시어머니 행세를 하는 동료도 있었고.. 나열하자면 진상 시리즈는 끝이 없습니다. 이런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내가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 인간인 것 같다고 거의 확정 지을 뻔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잘 알게 되더군요. 그리고 주변 환경이나 사람에 대한 나의 선호도와한계치에 대해서두요. 어떤 상황이나 인간 부류까지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아니 감당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지에 대해 알고 나면 그에 맞는 태도와 결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내 선호도와 한계치에서 벗어나는 상황이나 사람이라면, 바꿔야죠.
제가 알던 사람 중에 만날 때마다 본인의 업무와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그만둬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회사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고있더라구요. 제가 가장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아무 노력이나 액션 없이 불평, 불만만 하는 사람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는데, 즐길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그 원인을 찾아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겠죠. 직장에서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하루의 절반 이상인데, 그 시간 동안 불행하다면 한 번뿐인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낭비인가요?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순간순간을 살려면 크고 작은 노력을 하면서 스스로가 행복을 만들어야 합니다.
보쓰나 직장에 불만이 많다면, 먼저 ‘왜’ 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태도를 돌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본인의 상황을 즐기거나 최대한 활용하려면, 너무 꼼꼼하거나 신경질적인 상사에게서도 배울 점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예전에 윗 사람들에게 아첨하는 게 정말 꼴 보기 싫었던 동료가 있었는데,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보고하는 습관과 기술이 참 배울만했었습니다. 또, 잘난 척이 심하고 신경질적이었던 보쓰가 있었는데, 예리한 촉과 결단력,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누구보다 좋아서 부러워하며 배우려고 노력했죠.
이렇게뒤로한 발짝물러나태도와관점을조금달리하고보면, 모두에게서조금씩배울수있습니다. 비록그들이진상이고종종나를힘들게 할지라도, ‘나를위해서’ ‘내가필요한부분을배우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도 영 안되겠다면 보쓰나 동료와 직접 진솔하게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생각보다 쉽게 오해를 풀거나 서로를 더 이해하게 돼서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거든요. 저도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냥 말 안 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마음에 용기 내서 보쓰에게 말해서 원하는 것을 생각보다 쉽게 얻은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었죠.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사내에서 업무를 바꾸거나 개인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해볼 수도 있구요, 직장이 영 불만족스럽고 대화나 건의로도 해결되지 않는 정도라면 그곳을 벗어나 이직이나 창업을 시도해볼 수도 있구요.
저는 업무 변경, 팀 이동, 이직,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였죠. 조금 더 행복하고 싶어서.
소박할수도원대할수도있는꿈인 것같아요. 매일조금더행복해지고싶다는건.
나를 알고,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법을 알아서,
그것들을 계속 찾고 만들어가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참을 수 없는 것,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들도 알아서,
그것을을 피하거나 바꾸려고 노력도 합니다.
그렇게 노력을 거듭해서 내 행복에 가까워진, 더 가까워질 현재를 살고 있으니 너무나 감사하고,
저는 오늘도 보쓰와 회사를 계속 칭찬합니다.
http://blog.naver.com/senaland/221290497660
한국에서는 중소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 등을 거치며, 생존능력과 맷집을 키웠습니다. 그렇게 얻은 깨달음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